안미영 특검팀, 전익수 실장 등 8명 기소

“軍 ‘성범죄 은폐 시 처벌’ 경고하려 기소”

전익수 측 “구색 맞추기 위한 기소, 유감”

공군 성폭력 피해자 고(故) 이예람 중사 사망 사건을 100일간 수사한 안미영 특별검사가 13일 서초구 서울지방변호사회관에서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
공군 성폭력 피해자 고(故) 이예람 중사 사망 사건을 100일간 수사한 안미영 특별검사가 13일 서초구 서울지방변호사회관에서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고(故) 이예람 중사 사망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팀이 전익수(52) 공군본부 법무실장 등 8명을 재판에 넘기며 100일간의 활동을 마쳤다. 특검팀은 이 중사의 사망을 군이 조직적 차원에서 방치한 것으로 보긴 어렵다고 결론 냈다.

안미영 특별검사팀은 13일 서울 서초구 서울지방변호사회관에서 수사결과 발표 브리핑을 열고, 전 실장 등 장교 5명과 국방부 군사법원 소속 군무원 양모(49) 씨, 강제추행 가해자 장모(25) 중사 등 8명을 불구속기소 했다고 밝혔다. 특검은 군 법무관 출신 김모(35) 변호사도 증거 위조 등 혐의로 지난달 31일 구속기소 했다.

특검 “軍 ‘성범죄 은폐 시 처벌’ 경고하려 기소”

공군 성폭력 피해자 고(故) 이예람 중사 사망 사건을 100일간 수사한 안미영 특별검사가 13일 서초구 서울지방변호사회관에서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
공군 성폭력 피해자 고(故) 이예람 중사 사망 사건을 100일간 수사한 안미영 특별검사가 13일 서초구 서울지방변호사회관에서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

안 특검은 브리핑에서 “공범 개념에서 (이 중사의 사망이) 조직적으로 이뤄진 것이라곤 볼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이 중사의 성범죄 피해 후 이 중사가 있던 공군 제20전투비행단 소속 장교들이 가해자를 더 위하는 모습을 보이고, 사건을 수사한 군검사가 적극적으로 수사에 임하지 않은 점 등이 이 중사를 극단적 상황에 이르게 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안 특검은 “대대장과 중대장, 군검사 등 모두 그동안의 군대문화를 개선해야 한다는 의미에서 반드시 기소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앞으로 이 같은 사건이 발생해 군에서 수사할 때 적어도 은폐할 시 처벌받는다는 경고의 메시지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특검팀은 사건 당시 20전투비행단의 대대장이던 A(44)씨와 중대장이던 B(29)씨, 사건 당시 군검사이던 C(29)씨를 불구속기소 했다. A씨는 장 전 중사의 파견을 연기해 이 중사와의 분리를 방해하고, 이 중사에 대한 회유 및 사건 은폐 등 시도를 알고도 책임자의 징계 의결을 요구하지 않은 혐의 등을 받는다. 특검 관계자는 “가해자와 피해자의 분리가 A씨에 의해 제대로 되지 않아, 이 중사에 대한 상관들의 직접적인 회유와 협박이 있었다”며 “A씨의 잘못에 대해 철저히 조사했고, 가해자·피해자 분리를 의도적으로 허위 보고까지 하면서 지연시킨 부분에 대해 기소했다”고 설명했다.

B씨는 지난해 4~5월 이 중사가 전입하려던 제15특수임무비행단 중대장에게 ‘이 중사가 좀 이상하다’는 취지의 허위 사실을 말해 명예를 훼손한 혐의다. C씨는 이 중사 사건을 넘겨받고 2차 가해 정황 등을 알았음에도 수사를 방임하고 피해자 조사일정 등을 지연시킨 혐의로 기소됐다.

‘초동 부실 수사’ 책임도 물어…재판받게 된 전익수, “끼워맞춘 기소”

공군 성폭력 피해자 고(故) 이예람 중사 사망 사건의 부실 초동수사 의혹 책임자로 지목된 전익수 공군본부 법무실장이 지난달 27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특별검사팀 사무실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
공군 성폭력 피해자 고(故) 이예람 중사 사망 사건의 부실 초동수사 의혹 책임자로 지목된 전익수 공군본부 법무실장이 지난달 27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특별검사팀 사무실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

또한 특검은 초동 부실 수사 논란의 당사자로 지목돼온 전 실장도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면담 강요 등 혐의로 기소했다. 전 실장은 지난해 7월 자신을 수사 중인 군검사에게 전화해 자신이 군무원 양씨에게 범행을 지시했다며, 청구된 구속영장이 잘못됐다고 추궁한 혐의 등을 받는다. 양씨는 지난해 장 전 중사의 구속심사에 참여한 사람들의 인적 사항과 심문 내용 등을 전 실장에게 전달한 공무상 비밀 누설 등 혐의로 기소됐다.

전 실장 측은 이날 오후 입장문을 통해 “구색을 맞추기 위한 기소”라고 비판했다. 전 실장 측은 “법무실장이 담당 군검사에게 전화한 내용은 ‘내가 군무원에게 지시한 사실이 없는데 왜 군무원에 대한 구속영장에 내가 지시한 것으로 기재돼 있는 것인지’ 물어본 것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당시 피의자 신분이던 전 실장이 담당검사에게 사실이 아닌 내용에 대한 항의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또한 전 실장 측은 “당시 군검사는 육군 소속으로, 전 실장과 상하관계에 있지도 않았다”며 위력 행사로 처벌할 수 없는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특검팀은 “그렇기 때문에 직권 남용이 아닌 특가법 위반을 의율해서 기소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특검은 이 중사를 강제 추행한 혐의로 재판 중인 장 전 중사도 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장 전 중사는 지난해 3월 공군 제20전투비행단 내 다른 군인들을 상대로 이 중사에게 거짓으로 고소당한 것처럼 허위 사실을 말해 명예를 훼손한 혐의를 받는다.

다만 특검은 이 중사의 전입 후 가혹행위 등 ‘2차 가해’를 했다는 제15특수임무비행단 관계자들은 기소하지 않았다. 특검 관계자는 “수사 과정에서도 15비행단 관련자에 대해 상당한 조사가 이뤄졌지만 국방부가 기소한 이상의 다른 혐의 내용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직무 유기 논란이 일었던 20비행단 군사경찰들을 불기소한 것에 대해서도 “20비행단 군사경찰 관계자도 대부분 조사한 결과, 나타난 사실관계에 대해 직무 유기에 해당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pooh@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