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입기자
尹·曺, 지명·당선·좌절 등 다뤄
저자, 클래식 등 문화에 ‘일가견’
정치, 영화·음악·미술 등에 빗대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 기자는 관찰자다. 특정 분야에서 여러 사람, 사건, 사고 등을 목도하고, 그 속에서 빚어진 이야기, 갈등, 잡음 등을 자신의 생각, 감회, 분석으로 풀어낸다. 유력 인사의 말과 표정이 뉴스를 만드는 정치 분야에서는 그런 경향이 더욱 클 것이다.
그렇게 보면 청와대 출입 당시 이른바 ‘조국 사태’를 겪고, 한 번의 선거로 대통령이 된 사례가 나온 20대 대선도 들여다봤던 백대우 TV조선 기자는 ‘행운아’라고 볼 수 있다. 역사의 줄기를 크게 전환시킨 최근의 사건을 잇달아 살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백 기자는 당시 사건과 자신의 경험, 느낌 등을 최근 펴낸 ‘조국의 시간, 윤석열의 시간’에 오롯이 담아냈다.
백 기자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이었던 윤석열 현 대통령을 검찰총장에 지명하는 그 시점을 야당 후보가 결정되는 시점으로 봤다. 이후 청와대 민정수석을 거친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윤 대통령, 두 사람이 겪었던 시간을 지켜보며 그 현상이 가져온 결과를 서술했다. 책 중간중간 영화, 노래, 소설, 시 등 딱딱하지 않은 소재를 차용해 지루하지 않게 풀어냈다.
이 책은 총 다섯 장으로 구성됐다. 1장에서는 20대 대선을 돌아보면서 보고 느꼈던 점이 서술됐다. 이 책은 당시 국민의힘 후보였던 윤 대통령의 ‘어퍼컷 세레머니’가 언제, 어디서 어떤 상황 속에서 처음 구현됐는지도 자세히 이야기하고 있다. 하마터면 ‘생맥주 회동’에 묻혀 세상의 빛을 보지 못할 수도 있었던 에피소드까지 함께 담았다.
2장에서는 현재 윤석열 정부에 대한 내용이 담겼다. 대통령 집무실 이전 이슈, 통치자가 갖춰야 할 덕목에 대해 고전은 물론 지난 정부에서 있었던 각종 사건, 사고에 비춰서 백 기자는 서술했다. 미국 백악관과 과거 청와대를 비교하며, 대통령의 효과적 커뮤니케이션 방식과 현재 윤 대통령의 도어 스테핑에 대해 비교했다.
3장은 책 제목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이야기다. 백 기자는 두 대선 후보가 사실상 결정된 분기점을 윤 대통령의 검찰총장 지명 시점으로 봤다. 이후 여권에서는 ‘윤석열 비토 흐름’이 보다 선명하게 드러났고, 관련된 각종 사건, 사고를 접하면서 검찰총장 후보자였던 윤석열이 ‘마음의 결심’을 하는 일련의 상황도 서술했다. 이 책은 문 전 대통령이 조 전 장관 지명 후 동남아 순방을 떠난 뒤 조 전 장관 관련 수사 속보가 언론에 도배된 상황이 과연 우연이었는지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있다.
4장에서 백 기자는 영화, 클래식 음악, 각종 미술 작품, 예능 프로그램 등을 소재로, 국회 출입기자 시절 겪었던 각종 취재 뒷이야기를 재미있게 풀어냈다. 싸우기 싫어도 싸워야 하며 이질적인 세력과도 손을 잡아야만 하는 정치인들의 숙명, 그리고 줄일수록 커지는 정치인의 권력 등에 대해 언급했다. 이 책에는 바흐의 ‘G선상의 아리아’ 등이 정치와 함께 어우러져 소개돼 있다.
끝으로 5장에서 백 기자는 자신의 기대하는 정치권의 모습을 이야기했다. ‘교육이 곧 복지다’, ‘정치와 계층, 그리고 코로나19’, ‘증오의 정치는 이제 그만’, ‘지역 감정 해소라는 상상’ 등의 대목을 통해 대한민국의 정치가 약자와 동행하고 소외된 계층에 대한 관심과 지원을 제고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정적도 참모로 끌어들인 ‘링컨식 정치’ 등을 이야기하며 국민이 정치권에 바라는 것은 바로 ‘화합의 정치’라고도 부연했다.
이 같은 탄탄한 이 책의 구성의 이면에는 십수 년을 정치부에 몸담으면서 20대 대선 등 여러 정치적 상황을 지켜본 백 기자의 경험이 한몫했다고 본다. 특히 관련 동호회에서 활동할 정도로 클래식 애호가이면서 미술 등 다른 예술에도 조예가 깊은 그의 이력도 읽는 재미를 선사하고, 책의 깊이도 더 풍부하게 해주는 듯 하다.
청와대 출입기자가 본 조국의 시간, 윤석열의 시간/백대우 지음/글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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