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토벤 첼로 소나타 전곡시리즈 발매

9월 23일부터 전국투어

첼리스트 양성원 [마스트미디어 제공]
첼리스트 양성원 [마스트미디어 제공]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음악은 삶의 초상화예요. 추구하는 삶이 음악에도 고스란히 드러나죠.”

첼리스트 양성원이 다시 베토벤 전곡 연주 음반을 내며 이렇게 말했다. 15년 만에 다시 만난 베토벤엔 그 시간만큼의 삶이 쌓여 또 다른 색깔을 만들어냈다. 그는 “앨범이란 인생의 과정을 기록한 것”이라며 “제 음악 활동을 장편소설이라고 한다면 소설의 챕터마다 하나의 앨범이 기록물로 남는다고 느낀다”고 했다.

양성원은 23일 서울 강남구 오드포트에서 진행한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날 클래식 레이블 데카(DECCA)를 통해 발매한 ‘베토벤: 첼로와 피아노를 위한 작품 전곡집’에 대해 “베토벤의 초상화를 그리기 위해 깊이 고민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007년 음반사 EMI를 통해 베토벤 전곡 연주 앨범을 냈다. 이번 음반엔 베토벤의 첼로 소나타 5곡과 모차르트 ‘마술피리’ 주제에 의한 두 곡의 변주곡, 헨델의 오라토리오 ‘유다스 마카베우스’ 중 ‘보아라, 용사가 돌아온다’ 주제에 의한 12개의 변주곡, 다단조 소나티네 WoO 43a 가 포함됐다.

베토벤의 연주는 강력한 힘이 있다. 양성원은 “베토벤은 연주할수록 내면적으로 성장하고 뿌리가 깊어진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이 소나타와 내가 더 가까워지고 곡들과 나 사이에 자연스러운 만남이 이뤄지고 있다고 느껴 다시 녹음했다”고 말했다.

첼리스트 양성원 [마스트미디어 제공]
첼리스트 양성원 [마스트미디어 제공]

이미 여러 번 해봤다고 수월한 녹음은 아니었다. 양성원은 “연주는 아는 만큼 더 혹독하다”며 “첫 녹음은 잘하려고 했지만 잘하려고 하는 것과 혼을 담는 작업은 전혀 달랐다. 이상을 추구하면서 녹음 시간도 훨씬 더 많이 걸렸다”고 돌아봤다.

일곱 살에 첼로를 배우기 시작한 양성원은 파리 음악원에서 필립 뮬러를, 미국 인디애나 대학에서 첼로 거장 야노스 슈타커를 사사, 50여년간 첼로를 연주했다. 지금은 연세대 음악대학에서 교수로 재직하며 후학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첼리스트로의 삶을 지속하기 위해 그는 일주일에 두세 번씩 꾸분히 운동을 한다. 연주 과정에 얻는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더욱 생생한 연주를 위한 훈련이 그에게는 운동이다.

양성원은 “베토벤, 바흐의 곡에는 당시 민속 음악의 흔적이 담겨있다”며 “크게 보면 민속 춤과도 닮아있고, 춤을 출 때 몸의 리듬이 음악 속 리듬과도 연관돼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첼로를 연주할 때도 맥박이 흘러야 한다”며 “그 안에 건강한 맥박이 느껴지지 않으면 첼로는 아무것도 아닌 작대기와 나무통일 뿐이다. 이런 맥박을 담는 데 운동이 큰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양성원은 이번 음반 발매와 함께 오는 9월 23일 부산 영화의전당을 시작으로 통영(25일), 대전(27일), 서울(29일) 등에서 전국 투어 콘서트도 연다. 그의 오랜 음악적 동지인 피아니스트 엔리코 파체(Enrico Pace)와 함께 한다.

“10대, 20대 때의 연주는 연습의 결과물이었다면, 40대 이후의 연주는 매일의 삶이 음악을 통해 고스란히 드러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모든 악기 연주자들의 목표는 악기로 노래를 부르는 거예요. 이번 앨범은 인간의 목소리를 더 닮은 연주를 위해 매일 연습한 과정이 담긴 결과물입니다. 저의 음악 인생이라는 장편소설이 어느 정도 왔을지는 모르지만, 이번 앨범 이후로 소설의 새로운 챕터가 시작될 겁니다.”


sh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