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I·브렌트유 석달만에 최저가

OSP는 상향...마진 감소 불가피

공급 불안정 하락폭 제한적 전망

전 세계 경기 재개(리오프닝)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치솟았던 국제 유가가 연일 하락을 거듭하면서 정유업계 실적이 정점을 찍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경기 침체 공포가 퍼지면서 하반기에는 원유 수요 둔화와 함께 유가가 더욱 떨어져 정유업계 실적에도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정치권으로부터 고유가 수혜주 역풍을 맞으며 ‘횡재세(Windfall Profit Tax)’로 속앓이를 했던 정유업계가 이제는 실적 하락 가능성에 잔뜩 긴장하고 있다.

13일 외신 등에 따르면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원유(WTI)는 배럴 당 95.64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전날 104.09달러보다 8.45달러(8.12%) 떨어져 지난 4월 11일 이후 최저 가격이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도 99.49달러로 마감돼 3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같은 하락세는 경기 침체로 인한 수요 둔화 우려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원유 공급이 빠듯한 가운데 수요가 급증할 것이란 전망에 따라 고유가가 지속됐으나 수요에 대한 기대치가 떨어지면서 유가도 하락한다는 해석이다.

원유 수요가 줄어들면서 유가뿐 아니라 정제마진도 하락세로 돌아섰다. 7월 첫째주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 배럴 당 16.13달러로 5주만에 20달러대 밑으로 떨어졌다. 지난 6월 셋째주 복합정제마진은 배럴 당 29.5달러로 최고치를 경신했으나 2주만에 3월 중순 수준으로 급감했다.

반면 세계 최대 석유업체인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에서 8월 아시아향 공식판매가격(OSP)을 두바이유 평균 가격보다 9.3달러 높게 책정하면서 국내 정유사들의 실질적인 마진은 더욱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OSP는 아람코에서 지역별 수요 등 고려해 설정한 일종의 가격프리미엄이다.

이에 따라 국내 정유사들 실적은 2분기 정점을 찍고 3분기부터 줄어들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전유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도 공급 차질은 쉽게 해소되기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다만 인플레이션 압박 속에서 수요 둔화가 점차 현실화되며 하반기 정제마진은 떨어질 것으로 전망한다”고 설명했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도 “2분기까지는 실적이 좋게 나올 테지만 3~4분기로 갈수록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며 고 덧붙였다.

관건은 국제 유가 추가 하락 가능성이다. 과거의 사례를 보면 유가가 고점을 찍은 이후에는 6개월 새 배럴당 100달러 이상 빠지는 등 하락폭이 가팔랐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2008년 7월 초 배럴 당 140달러 중반대까지 올랐던 국제 유가는 5개월 만에 30달러대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다만 원유 하락폭이 이전 수준으로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대 러시아 원유 수입 및 금융 제재가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려워 수요가 줄더라도 여전히 공급이 불안정하기 때문이다. 미국 시티그룹은 원유 수요가 줄고 증산량 조절이 없는 상황 등을 전제로 배럴당 유가가 올해 말 65달러, 내년 말 45달러까지 내려갈 수 있다고 봤다. 주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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