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청약 소수점 경쟁률 굴욕
브랜드 아파트도 미달 못 피해가
규제 풀려 투자 수요 기대했지만…“시기상조”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대구 수성구의 신규 분양 아파트에서 대규모 청약 미달이 연달아 발생해 눈길을 끈다. 최근 이뤄진 투기과열지구 해제가 무색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11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전날 2순위 청약까지 마치며 분양 종료된 대구 수성구 ‘욱수동 시지삼정그린코아포레스트’는 일반분양에서 전타입이 청약 미달됐다. 총 661가구 모집에 118가구 뿐이 지원하지 않았다. 가장 인기가 많은 전용84㎡ 타입조차 총 386가구가 청약을 받았지만 1순위 경쟁률은 0.17에 불과했다. 2순위 청약까지 받아도 단 86가구가 청약해 300가구가 남게 됐다.
또, 76㎡타입의 경우는 단 10가구만 신청해 일반분양 공급분 104가구 중 94가구가 남았다. 106㎡타입도 171가구를 모집했지만 149가구가 남았다.
문제는 청약자들 가운데서도 계약을 포기하는 사례가 속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아파트의 분양가는 84㎡타입 최고가 기준 7억9600만원으로 8억원에 달한다. 76㎡타입은 7억2600만원, 106㎡타입은 11억2300만원으로 책정됐다. 투기과열지구에선 해제됐지만 수성구는 여전히 조정대상지역이기 때문에 대출규제가 살아있다. 게다가 수성구 내에서도 욱수동은 입지적으로 선호되는 곳이 아닌만큼 향후 악성 미분양까지도 감내해야한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 아파트보다 하루 먼저 청약을 마감한 수성구 범어동 ‘범어 자이’ 아파트 역시 상황이 다르지 않다. 일반분양 총 399가구 중 269가구만 청약신청을 받아 100가구 넘게 미달됐다. 30가구를 모집한 114㎡타입만 간신히 1순위에서 1.1대1을 기록했을 뿐이다. 게다가 이 아파트는 84㎡타입 분양가가 9억원을 초과한다. 대구 아파트 실수요자들 사이에선 ‘아무리 브랜드 아파트라도 선을 넘었다’는 평가가 나오는 대목이다.
국토부는 지난달 30일 주거정책심의위원회를 열고 대구 전 지역에 지정한 규제 지역을 해제하기로 결정했다. 중·동·서·남·북·달서구·달성군 등 지역은 조정대상지역에서 벗어났다. 수성구는 투기과열지구에서는 해제됐으나 조정대상지역으로는 유지됐다. 때문에 대구 분양 아파트에 대한 투자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측이 나왔다. 하지만 고물가와 금리인상 등이 겹치면서 상황을 반전시키기에는 역부족인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