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부 경제정책 놓고 정면충돌

與 “반대 위한 반대, 野 반개혁 세력 낙인”

野 “서민 위한 고물가 해법이 부자감세냐”

尹대통령 “기업 도와야 서민에 더 큰 도움”

원구성 협상 중단으로 국회가 공전하고 있는 가운데, 여야는 17일 국회에서 각각 회의를 열고 새정부 경제정책 방향과 문재인 정부 인사들에 대한 수사 등을 놓고 격렬한 공방을 계속했다. 사진은 이날 권성동 원내대표가 주재한 국민의힘 원내대책회의(위쪽)와 우상호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이 주재한 더불어민주당 비대위 회의. 이상섭 기자
원구성 협상 중단으로 국회가 공전하고 있는 가운데, 여야는 17일 국회에서 각각 회의를 열고 새정부 경제정책 방향과 문재인 정부 인사들에 대한 수사 등을 놓고 격렬한 공방을 계속했다. 사진은 이날 권성동 원내대표가 주재한 국민의힘 원내대책회의(위쪽)와 우상호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이 주재한 더불어민주당 비대위 회의. 이상섭 기자

윤석열 정부가 내놓은 ‘새 정부 경제정책방향’을 놓고 17일 여야가 충돌했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문재인정부 시즌 2가 될 수 없다”며 야당의 협조를 강하게 압박했고,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이명박·박근혜 정부서 실패한 정책의 재탕”이라며 비판했다. 주요 정책 상당수가 국회 입법 사안이라 9월 정기국회 때까지 여야의 대치가 계속될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새 정부 경제정책 방향 전반을 ‘부자감세’로 규정하며 “상황에 맞지 않다”는 비판을 쏟아냈다.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은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고물가·고환율·고금리로 국민이 고통받는 현 시점에서 해법이 부자 감세, 규제 완화냐. 조금 뜬금 없다는 생각이 든다”며 “당면한 고물가·고환율·고금리 상황을 대처하기 위한 물가안정 대책과 가계부책 대책을 정부 첫 번째 경제정책의 우선 과제로 발표했어야 하는 것 아니었나”라고 밝혔다.

박홍근 원내대표도 “새 정부 경제정책 방향에는 현 상황에 대한 비상한 위기의식이 없었다. 감세 등을 줄줄이 쏟아냈지만 과거 이명박, 박근혜정부가 실패했던 정책의 재탕”이라고 혹평했다. 그는 “이명박정부 때도 법인세율 내렸지만 결과가 어땠나. 투자 감소했고 고용 늘지 않았다”며 “기업들 빈익빈 부익부만 강화시켰다. 보유세 감면 혜택도 다주택자에게 집중된다”고 지적했다.

다만 원내 과반의석 ‘거대야당’의 힘으로 새정부 정책을 발목잡고 무력화시킨다는 프레임에 대한 부담감, 경계심도 엿보인다. 이용우 비대위원은 이날 MBC라디오에서 법인세 인하와 관련 “당장 찬성이다, 반대다 이렇게 접근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면서, 정부의 시행령 개정만으로 가능한 종부세 등 부동산 보유세 완화 방침에 대해서도 “본인들이 책임을 지고 (완화)하고, 그 책임을 지면 된다”고 말했다.

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장을 맡고 있는 노웅래 의원도 이날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종부세 완화에 대해서는 민주당도 공감했던 부분이었다”며 “기준을 14억원으로 제시한 이번 정부안이 국민이 감당할 수 있는 세수 감소인지, 나라 살림하는 데 지장이 없는지는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세법 개정안 등의 국회 통과가 녹록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면서 민주당의 협조를 구하는 동시에, ‘국정 발목잡기’ 프레임으로 민주당 압박에도 나섰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 투자상생협력촉진세제 폐지, 부동산 세제 개편 등 개혁 입법 처리를 위해 다수당인 민주당의 협조가 필요하다”며 “하지만 민주당은 대기업, 부자 감세라며 비난하고 있다. (민주당이) 경제위기 극복에 협조를 못할망정 반대를 위한 반대라면 ‘반(反)개혁 세력’으로 낙인 찍힐 것”이라고 경고했다.

권 원내대표는 MBC라디오에서 “제일 중요한 게 법인세인데 이를 낮춰야 투자가 활발하게 되고 고용이 늘어날 것이라는 게 정부의 입장”이라며 “민주당을 잘 설득하고 토론하겠다”고 했다.

이어 “민주당은 정부 주도, 세금 주도 정책을 했고 우리는 ‘그런 정책이 실패했다, 민간에서 해법을 찾아야 된다’는 입장”이라면서도 ‘세법 개정에 민주당이 협조하겠는가’라는 질문에는 “쉽지는 않은 문제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세법 개정안 처리 시기와 관련해선 “아무래도 정부에서 법안을 내고 하면 (9월) 정기국회(때 논의될 것)”이라며 “지금 6월 중순을 넘어가고 있고, (민주당과의 협상이) 타결된다고 해도 숙려기간도 있고 해서 7월 임시국회는 시간적으로 촉박하다”고 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부자감세’라는 비판이 나온다는 질문에 “정부 정책은 중산층과 서민을 목표로 타겟팅해야 하는데 그 분들한테 직접 재정지원이나 복지 혜택을 주는 것도 필요하지만, 기업이 제대로 뛸 수 있게 해줌으로써 시장 매커니즘이 역동적으로 돌아가게 만드는 것이 더 중산층과 서민에게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배두헌·이세진·신혜원 기자


badhone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