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살 배후로 빈살만 왕세자 지목
내달 사우디 방문 앞둔 바이든
‘유가 잡기에 인권외교 후퇴’ 비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오는 7월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할 예정인 가운데 미국 워싱턴D.C가 15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대사관 앞 도로를 숨진 사우디 반체제 언론인의 이름을 따서 ‘자말 카슈끄지로(路)(Jamal Khashoggi Way)’로 명명하는 행사를 개최했다.
AP, AFP통신 등에 따르면 워싱턴 지방의회인 콜럼비아 특별구 의회는 이날 사우디 인권단체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뉴햄프셔 애비뉴 사우디 대사관 앞에서 ‘자말 카슈끄지로’ 명명식을 열었다.
이 길은 사우디아라비아 대사관 뿐 아니라 1970년대 워싱턴포스트(WP) 기자의 폭로로 닉슨 전 미 대통령의 사임으로 이어진 유명한 ‘워터게이트’ 스캔들이 일어난 워터게이트 빌딩이 자리한 곳이기도 하다. 작년 12월에 콜럼비아 특별구의회는 워싱턴DC에서 활동 중인 사우디 인권단체의 청원에 따라 주미 사우디 대사관 앞 길 이름을 자말 카슈끄지로로 변경하는 안을 만장일치로 승인했다.
앞서 워싱턴DC에서 활동 중인 사우디 민권단체 등은 2018년 터키 이스탄불의 사우디 영사관에서 살해된 카슈끄지 배후로 사우디 왕족이 지목되자 주미 사우디대사관 앞길의 이름을 자말 카슈끄지로로 변경해줄 것을 청원했다. 다만 이번 명명은 상징적인 조치다.
파란색 표지판에 표기되는 정식 도로 명칭의 경우 주미 사우디대사관 주소에도 사용해야 하지만 갈색 표지판을 사용하는 자말 카슈끄지로는 법적 구속력은 없다.
2018년 10월 터키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아라비아 영사관에서 살해된 사우디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는 2017년 9월 미국으로 건너가 워싱턴포스트(WP)에 사우디 정부를 비판하는 기고를 써 왔다.
사우디 왕실의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암살 배후로 지목된다. 이후 바이든 대통령은 사우디를 국제사회에서 ‘왕따’ 시키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앞서 백악관은 전날 바이든 대통령의 7월 사우디 방문을 공식 발표했으며 미국 내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유가 문제 대응을 위해 그동안 인권 보호 차원에서 강조했던 원칙을 져버린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자말 카슈끄지의 약혼자 하티제 젠기즈는 이날 명명식 행사에서 대독된 성명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사우디 방문에 대해 “원칙 위에 석유와 편의를 둔 조치”라고 비판하며, 빈 살만 왕세자에게 “최소한 ‘자말의 시신은 어디 있느냐’고 물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한지숙 기자
jshan@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