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규백, 14일 오후 의원회관에 ‘수박’ 선물

전당대회준비위원장 된 다음날 ‘수박’ 돌려

민주당 금지어 ‘수박’··· 의원들 “내가 수박?”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준비위원장(전준위원장) 안규백 의원이 국회의원들에 ‘수박’을 선물로 돌린 것으로 확인됐다. 수박을 선물로 받은 민주당 일부 의원들은 ‘내가 수박이란 의미냐’며 곤혹스러워 했다는 후문도 들린다. 안 의원 측은 ‘해마다 돌려왔던 수박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16일 국회 등에 따르면 안 의원은 지난 14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 여야 의원들에 고창 수박 수십통을 돌린 것으로 확인됐다. 대상은 평소 안 의원과 친분 관계를 유지했던 의원실을 위주로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의원들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진다. 안 의원은 국회 국방위원회를 12년째 맡고 있으며, 안 의원은 국방협력단 일부 인사들에게도 수박을 선물 한 것으로 전해진다.

문제는 ‘수박’이 최근 민주당 내에선 ‘금기어’가 됐기 때문이다. 우상호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12일 비대위 첫 출범 회의에서 “‘수박’이라는 단어를 쓰는 분들은 가만히 안 두겠다”고 말했다. ‘수박’은 겉과 속이 다른 배신자란 의미로 사용되는 단어로, 이재명 의원 지지층이 친문(친문재인계)계 정치인을 비난할 때 주로 사용돼 왔다. 우 위원장은 지난 15일에는 “수박 금지 했더니 제게 문자로 수박이 100통 배달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소위 민주당 내 가장 뜨거운 단어가 수박인 셈이다.

수박을 선물로 받은 일부 의원들은 “내가 수박이라는 의미냐”, “타이밍이 너무 절묘한 것 아니냐”, “선물은 감사한데 하필 수박을 보낼 수밖에 없었냐”는 등의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안 의원이 전준위원장이 된 뒤 수박을 선물한 것도 다시 회자된다. 안 의원은 지난 13일 전준위원장으로 위촉됐는데, 바로 다음날인 14일에 수박 선물이 이뤄졌다. 수박을 선물로 받은 친문 의원들이 선물로 들어온 수박을 앞에 두고 ‘고심’을 하게 만든 배경이다.

안 의원 측은 일단 ‘정치적 의미는 전혀 없었다’고 해명했다. 안규백 의원실 관계자는 “안규백 의원의 고향이 고창이고, 고창은 수박으로 유명하다. 해마다 고창 수박을 돌려왔었고 올해도 그런 의미”라고 말했다. 전준위원장 위촉 다음날 수박 선물이 이뤄진 것에 대해 이 관계자는 “전준위원장과 수박 선물은 관계가 없다. 수박이 준비된 시점이 14일이어서 그날 선물로 돌리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박 선물을 받은 또다른 의원실 관계자는 “안규백 의원은 해마다 수박 선물을 돌렸다. 통이 커서 한번 선물을 돌릴 때 50~100명 정도는 준다. 지난해 겨울에는 망고를, 그 이전에는 홍어를 선물로 주기도 했다”며 “정치적 의미는 아마 없을 것이다. 다만 의원실 인원이 많은데 1통으로 나눠 먹기엔 부족해 의원 댁에 택배로 보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준비위원장 안규백 의원이 지난 14일 국회 의원회관에 선물로 돌린 고창 수박 사진. [홍석희 기자]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준비위원장 안규백 의원이 지난 14일 국회 의원회관에 선물로 돌린 고창 수박 사진. [홍석희 기자]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준비위원장 안규백 의원이 지난 14일 국회 의원회관에 선물로 돌린 고창 수박 사진. [홍석희 기자]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준비위원장 안규백 의원이 지난 14일 국회 의원회관에 선물로 돌린 고창 수박 사진. [홍석희 기자]

h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