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뜬 해외여행객에 ‘찬물’
여름 휴가 앞두고 망설이는 여행객
원숭이두창에 코로나 재확산 조짐
고환율·유류할증료 인상도 변수
여행업계 “문의 많지만 예약률 5%”
오는 8월 이탈리아 여행을 계획 중인 직장인 우모(29)씨는 5년 만에 해외여행을 앞두고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한 번 올라간 환율이 떨어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데다, 원숭이두창 확산에 대한 뉴스가 쏟아지고 있어서다. 우씨는 “큰 마음 먹고 항공권을 결제했는데, 여행 직전에 포기하는 것 아닌가 걱정된다”고 말했다.
환율·유류할증료 인상에 전염병 재확산 우려…. 여름철 휴가를 앞두고 해외여행을 계획했다 고심하는 시민들이 늘고 있다.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줄어 여행 자체에 대한 부담이 줄었음에도 예상치 못한 변수들을 만나면서 쉽사리 여행계획을 세우지 못하는 것이다. 여행·관광업계는 회복심리를 뒷받침할 수 있는 대책들이 나와야 한다고 지적한다.
직장인 정모(30)씨도 10일 휴가를 내고 미국여행을 계획했다가 결국 취소했다. “가격보고 한번 놀라고 항공편이 별로 없어서 또 놀랐다”며 “항공료를 아끼려 경유하는 비행기도 알아봤는데, 그마저도 별로 없어 비행기에서 며칠을 보내야 하더라” 정씨는 코로나19 확산 이전보다 몇 배 오른 항공권 가격에 차마 지갑을 열 수 없었다. 정씨는 “환율도 높고, 미국 확진자 수도 늘고 있다 해서 이번에도 제주도에 가야할 듯 하다”고 말했다.
이처럼 시민들이 섣불리 해외여행을 선택하지 못하는 배경에는 항공료 및 환율 인상이 있다. 3일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9.6원 내린 1243원에서 시작했다.전날보다 가격이 내리긴 했으나 지난해 평균 환율이 1144.60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치다.
국제 유가가 뛰면서 국제선 유류할증료도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는 중이다. 6월 대한항공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3만7700원에서 29만3800원, 아시아나 항공은 거리별로 4만400원에서 22만9600원을 기록했다. 유류할증료는 항공권 예약일을 기준으로 항공권 가격에 포함돼 계산돼 유류할증료 인상은 항공권 인상으로 이어진다.
여행업계의 긴장도 여전하다. 3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최근 홈쇼핑 등을 통해 판매되는 여행상품의 실제 예약률은 코로나 이전에 비해 절반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대형 여행사 관계자는 “홈쇼핑 방송을 보고 상품을 예약한 사람이 실제 여행상품을 구매하는 비율을 보면 적게는 3%에서 5%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해외여행에 대한 관심이 전보다 많이 늘어난 건 사실이지만, 항공료, 고환율에 수십만원에 달하는 코로나19 검사 비용을 감수하는 여행객은 적다는 뜻이다.
올 여름을 기점으로 재유행 가능성이 있는 코로나19, 최근 주요국가에서 발생한 원숭이두창도 변수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번 여름휴가철을 기점으로 원숭이두창 전파 속도가 더 빨라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방역당국은 해외 입국자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국내 유입 가능성을 고려해 원숭이두창을 코로나19, 홍역 등과 같은 법정 감염병 2급으로 지정했다.
여행·관광업계는 올해까지는 침체 분위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조승원 한국노총 전국관광서비스노조 상임부위원장은 “국내 코로나19 확산세가 감소하면서 여행·관광업계 상황이 종식된 것 같지만 실상은 다르다”며 “일부 업체를 제외하고는 외국인 관광객을 받지 못하고 있어 고사직전”이라고 말했다. 관광노조 등은 오늘 14일 6월 말이면 종료되는 고용유지지원금 지원기간의 연장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 방침이다. 김빛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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