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부지 모습, 건설 요원들이 해당 지역의 등급을 매기는 작업
지난 1월 중순 삼성 반도체 신공장의 부지를 병합 관련 조례 통과
삼성전자 내달 착공식 개최할 듯…이재용 부회장 참석 가능성도↑
[헤럴드경제=김지헌 기자] 삼성전자가 다음달 착공식을 열 것으로 전망되는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 공장 부지 전경이 공개됐다. 공장 착공을 발판으로 한국과 미국의 ‘반도체 동맹’에도 한층 힘이 실릴 것으로 전망된다.
23일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정부에 따르면 테일러 공장 부지의 4월 당시 공사현장 사진이 공개됐다. 이 사진에는 불도저, 크레인, 이동식 건물이 세워진 벌판에서 건설 요원들이 해당 지역의 등급을 매기는 작업을 한창 진행 중인 모습이 담겼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이곳에 170억달러(약 20조원)를 투자해 신규 파운드리 공장을 짓겠다고 발표한 뒤 땅을 건설에 적합하도록 고르게 다지는 정지 작업을 진행해왔다. 지난 1월 중순 테일러 시의회가 삼성 반도체 신공장의 부지를 병합하고, 시 경계에 이를 포함되도록 하는 조례를 통과시키며 부지 작업이 본격화됐다. 해당 조례에는 윌리엄슨 카운티 일부 도로에 위치한 약 1268.23에이커(약 155만평) 규모 토지 필지 병합과 토지 병합시 구역 변경을 어떤 방식으로 할지 등에 관한 내용이 담겼다.
테일러시의 파운드리 공장은 2024년 하반기 가동을 목표로 약 500만㎡(150만평) 규모로 조성된다. 삼성전자는 새 공장에서 5G, HPC(고성능 컴퓨팅), AI(인공지능) 등 분야의 첨단 시스템 반도체 제품을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 다음달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서 대대적으로 파운드리 공장 착공식을 열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조 바이든 대통령 방한을 계기로 고조된 한미 간 반도체 협력 분위기가 착공식에서도 이어질 수 있도록 대규모 행사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착공식에는 텍사스주 정·관계 인사들이 대거 참석할 것으로 보이며 바이든 대통령의 참석 가능성도 점쳐진다.
삼성은 지난해 반도체 공장 위치를 테일러시로 확정하면서 주정부와 시 차원의 세제 혜택과 보조금 지원 등을 약속받았다. 그러나 연방정부 차원의 강력한 지원은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미국 상원과 하원이 자국 내 반도체 생산 증대를 위해 520억달러(약 66조원)의 연방 자금 지원 법안을 지난해 6월과 올해 2월 각각 처리하고, 최종안 처리를 앞두면서 해당 자금의 향방을 두고 삼성전자 역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바이든 대통령으로서는 더 많은 기업의 미국 투자를 끌어내야 하는 상황인 만큼 이번 행사를 자신의 ‘투자유치 성과’를 알리는 장으로 활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 경우 이 부회장이 직접 행사장을 찾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 부회장은 바이든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의 평택 공장 방문 때 직접 공장을 안내하기도 했다.
테일러 공장 착공으로 한국과 미국 양국의 파운드리 동맹은 강화될 전망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방한 첫날인 지난 20일 삼성전자의 평택 반도체 공장을 찾아 세계 최초로 양산할 예정인 3나노미터(㎚=10억분의 1m) 반도체 웨이퍼에 서명했다. 이는 한미 ‘반도체 동맹’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자 삼성전자에 대한 미국 정부의 강한 신뢰를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됐다.
테일러 공장 착공으로 2019년에 삼성전자가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 글로벌 1위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담은 ‘시스템반도체 비전 2030’ 실행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삼성전자는 글로벌 파운드리 1위 기업인 대만의 TSMC와의 시장 지배력을 좀처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지난 2021년 4분기 기준 TSMC는 글로벌 점유율 52.1%로 1위, 삼성전자는 18.3%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테일러 공장 가동을 통한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시장 침투가 이전보다 확대돼야, 경쟁사와 격차를 줄여나갈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