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 월세 낀 아파트 거래 1분기 2만여건
1년 새 월세비중 4.2%p↑…‘준월세’에 몰려
치솟은 전셋값에…월세로 발 돌린 세입자들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올해 1분기 서울 아파트 임대차 거래에서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이 40%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임대차3법 시행 2년차가 되는 올해 7월 말을 앞두고 ‘전세의 월세화’가 한층 더 가속화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5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서울에서 체결된 아파트 임대차 거래 5만5796건 중 월세가 조금이라도 낀 거래는 2만1278건으로 집계됐다. 월세 거래 비중은 38.8%로 작년 1분기(34.6%)보다 4.2%포인트 더 높아졌다. 그만큼 전세의 월세화 현상이 빨라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파트 월세 거래량이 1분기에 2만건을 넘긴 것도 서울시가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11년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서울 아파트 월세 거래량은 7만5779건을 기록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는데, 올해는 1분기 월세 거래량만 2만건을 넘기면서 지난해 기록을 뛰어넘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올해 1분기 서울 아파트 월세 거래를 보면 준월세가 전체의 52.8%(1만1234건)를 차지하면서 대세로 자리 잡았고, 이어 준전세(43.9%·9349건), 월세(3.3%·695건) 등의 순이었다. 월세는 보증금액 규모에 따라 월세(월세 12개월치 미만), 준월세(월세·준전세의 중간영역), 준전세(전세금의 60% 초과) 등으로 나뉜다. 올 들어서는 전세에 가까운 준전세보다는 상대적으로 목돈 마련 부담이 덜한 월세 형태에 수요자들이 더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임대차3법 도입 이후 천정부지로 치솟은 전셋값에 부담을 느낀 세입자들이 어쩔 수 없이 월세시장으로 발길을 돌리면서 월세 수요와 거래가 늘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늘어난 보유세 부담을 월세로 충당하려는 집주인들의 움직임, 지난해 하반기부터 더해진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 등도 전세의 월세화를 부추긴 요인으로 거론된다.
김규정 한국투자증권 자산승계연구소장은 “전세보증금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아예 월세를 받아들이는 세입자들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면서 “특히 준전세보다 준월세가 많다는 것은 대출 여력 문제와도 연관이 있을 것”이라고 봤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위원은 “금리 인상기에 전세자금대출 이자 부담이 높아진 만큼 전세보증금을 올리는 대신 일부 보증금을 월세로 전환하면서 월세 비중도 더 높아질 수 있다”면서 “서울의 경우 신규 입주물량이 부족한 데다 당장 7월 말 계약갱신청구권 만료 기간을 앞둔 만큼 임대차 시장의 불안을 잠재울 만한 조치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