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보도…보수당 자금책 쉘레그 명의 계좌에 러 자금 8억여원 입금
‘前 親러 우크라 정치인·現 러 사업가’ 쉘레그 장인이 돈줄로 의심
英 정당, 외국인에 79만원 이상 후원금 받으면 불법…러 로비 연관설까지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영국 집권 보수당에 러시아발(發) 불법 정치자금이 유입된 정황이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특히, 보수당이 과반 의석을 차지했던 지난 2019년 총선에 해당 자금이 활용된 만큼, 당시 선거를 진두 지휘하며 집권 동력을 얻었던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12일(현지시간)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영국 국가범죄수사국(NCA)은 지난 2018년 12월 보수당 소속 정치인이자 런던 미술품 시장의 ‘큰손’인 에후드 쉘레그 명의의 바클레이즈 은행 통장으로 63만225달러(약 8억1331만원) 규모의 정치 기부금이 입금된 사실을 확인했다.
NYT는 “해당 자금이 존슨 총리가 이끄는 보수당이 압승했던 2019년 총선에서 사용하기 위해 모금했던 정치 자금 중 하나”라고 전했다.
문제는 해당 자금이 러시아 은행에 개설된 ‘Mr.’이란 예금주가 갖고 있는 가명 계좌로부터 나왔다는 점이다.
NCA와 영국 금융 당국은 해당 자금이 쉘레그의 장인인 세르게이 코피토프로부터 나왔다고 보고 있다. 쉘레그의 통장으로 돈이 들어오기까지 러시아와 유럽 내 다른 은행에 개설된 통장, 쉘레그의 아내 통장 등을 거치며 돈세탁 과정을 거친 것이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영국에선 정당들이 영국 투표권이 부여되지 않는 외국 시민들로부터 500파운드(약 79만원) 이상의 정치 기부금을 받는 것은 불법이다. NYT는 “코피토프는 영국 선거인단에 이름이 오르지 않은 외국 시민”이라고 설명했다.
더 큰 문제는 해당 자금이 러시아 신흥재벌(올리가리히)들의 영국 정부 대상 로비 활동과 연관됐을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 코피토프는 한때 우크라이나 친(親)러시아 성향의 정부에서 고위 정치인으로 활동했고, 지금은 러시아가 2014년 강제 병합한 크름반도와 러시아 본토 내에서 부동산·호텔 관련 사업을 벌이고 있다.
영국 일간 미러는 쉘레그가 지난 2015년과 2019년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의 최측근과 만난 사실에 대해 보도하기도 했다.
코피토프는 쉘레그의 변호사를 통해 “나는 영국 정치에 전혀 관심이 없다”며 “‘Mr.’란 명의의 사람은 나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선 쉘레그가 단순한 고액 기부자가 아니라 2018년 가을 임명된 보수당 내 정치 자금 모금책이라는 점에서 존슨 총리가 해당 사실에 대해 인지하고 있었을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쉘레그의 계좌가 있던 글로벌 투자은행 바클레이즈는 이 같은 내용을 정리해 지난해 1월 NCA에 통지했다. 쉘레그는 이로부터 7개월 뒤에야 보수당 정치 자금 모금책에서 스스로 물러났다.
보수당 측은 이 같은 의혹에 대해 “정치 기부금은 법을 준수해 적절하고 투명한 과정을 통해 받고 있다”며 원론적인 답변만 내놓았다.
realbighead@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