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 [연합]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 [연합]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8일 새 정부에서 일하게 될 의전비서관을 향해 "애정을 가지세요, 잊어버리세요, 버티세요"라는 조언을 했다.

문재인 정부의 임기 종료를 하루 앞둔 이날 탁 비서관은 자신의 SNS에 '신임 의전비서관, 행사기획비서관에게 보내는 편지'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탁 비서관은 "미국에선 퇴임하는 대통령이 새 대통령에게 편지를 쓰는 전통이 있다고 들었다"며 "우리도 그런 전통을 만들고 싶어했다. 대통령 뿐 아니라 모든 비서관이 새롭게 그 자리를 맡는 사람에게 편지 한 통을 두고 가는, 그 편지에는 경험한 사람들만 알 수 있는 이야기를 두고 가는 그런 전통"이라고 했다.

그는 첫 충고로 "애정을 가지세요"라며 "가까이 모시는 대통령으로부터, 멀리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저 건너편 사람들까지"라고 했다.

이어 "내가 어떤 정치적 입장을 갖든, 직을 맡는 순간부터 정치적 입장보다 우선하게 되는 게 국가적 입장"이라며 "나는 종종 국가행사나 기념식, 추념식 등을 준비할 때 이 일이 제사와 같다는 생각을 했다. 아무리 사이가 좋지 않고, 밉고, 싫어도, 한 가족의 제사상 앞에는 가족들은 억지로라도 서로를 참고 예를 다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독립유공자, 참전용사, 민주화 유공자를 존경하라"며 "그들은 당신에게 상상도 못했던 이야기를 전해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탁 비서관은 "나보다 젊고 어린 사람에게 배우라"며 "내가 아는, 내가 시도한, 모든 참신한 것들은 저보다 어린 사람에게 배웠다"고 했다.

그는 "나는 이십대의 어떤 친구와 의전비서관실에서 오래 일했다"며 "나보다 어린 사람들과 일하면 느끼게 되는 그런 모든 단점들을 고스란히 갖고 있었다. 하지만 함께 회의하고 기획하면 내가 생각하지 못한 것을 얘기하고, 내가 무심했던 부분들을 지적하고, 내가 갖지 못한 감성을 드러내는 일이 많았다"고 했다.

탁 비서관은 "(지난 일은)잊어버려야 한다"며 "대통령 재임 기간 1800개 가량 행사를 치러야 한다. 때론 실패도 경험한다. 이번에 잘못했으면 다음에 잘 하면 된다"고 했다.

나아가 마지막 조언으로 "버티고 고집을 부려야 한다"고 충고했다.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 페이스북 일부 캡처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 페이스북 일부 캡처

그는 "대통령 행사에는 민원이 없을리 없다. 애초 기획 의도가 흔들릴 수 있는 민원들"이라며 "이를 못 버티고 수용하면 잠시 고맙다는 말을 들을지 몰라도 많은 사람에게 실망을 주게 된다"고 했다.

또 "어색하고 적절치 않은 순서나 내용이 들어오면 국민들도 안다"며 "버티고 고집을 부리는 게 국민을 위한 길이고 살아남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탁 비서관은 "어쩔 수 없는 일들이 많이 있을 것이다. 그 또한 피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며 "탈출 버튼을 늘 옆에 두시라. 건투를 빈다"라고 덧붙였다.


yul@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