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탄도미사일 발사 이튿날 이례적인 침묵

고도 780㎞·거리 470㎞…실패 단정 어려워

북한이 4일 평양 순안 일대에서 ICBM으로 추정되는 탄도미사일을 발사하고도 이튿날인 5일 이례적으로 침묵을 유지하고 있다. 북한이 지난 1월 시험발사한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 발사 장면과 화성-12형이 찍은 지구 사진. 자료사진. [평양 노동신문=뉴스1]
북한이 4일 평양 순안 일대에서 ICBM으로 추정되는 탄도미사일을 발사하고도 이튿날인 5일 이례적으로 침묵을 유지하고 있다. 북한이 지난 1월 시험발사한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 발사 장면과 화성-12형이 찍은 지구 사진. 자료사진. [평양 노동신문=뉴스1]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북한이 전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추정되는 탄도미사일을 쏘아올리고도 5일 침묵을 유지하고 있다.

북한은 통상 ICBM급을 발사하면 이튿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을 비롯한 관영매체를 통해 발사의 의미와 목적 등을 사진과 함께 공개하며 대내외에 성과를 과시하곤 했다.

그러나 노동신문은 물론 조선중앙통신과 조선중앙방송 등 북한 주요 관영매체는 이날 관련 소식을 전하지 않고 있다.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고도 곧바로 공개하지 않은 전례가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지난 1월 25일 발사한 장거리 순항미사일의 경우 같은 달 27일 시험발사한 지대지 전술유도탄과 묶어 사흘 뒤인 28일 보도한 바 있다.

다만 순항미사일과 달리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인 탄도미사일, 그것도 ICBM급 발사 소식을 늦추는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이 때문에 전날 탄도미사일 발사가 실패했기 때문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은 지난 3월 16일 ICBM 화성-17형 시험발사가 실패하자 다음 날 관련 소식을 전하지 않았다.

그러나 북한의 전날 탄도미사일은 비행거리 약 470㎞, 고도 약 780㎞, 최고속도 마하 11로 탐지됐다는 점에서 실패로 단정하기 어렵다.

심지어 이번 탄도미사일 비행거리와 고도는 북한이 앞서 두 차례 실시한 ‘정찰위성 개발을 위한 중요시험’과 유사한데 그 때에 비해 더 멀리 날아가고 더 높이 올라가는 등 기술적 진전을 보이기까지 했다.

앞서 북한이 지난 2월 27일 실시한 정찰위성 개발 시험 때는 비행거리 약 300㎞, 고도 약 620㎞, 그리고 지난 3월 5일 시험 때는 비행거리 약 270㎞, 고도 약 560㎞를 찍었다.

당시 북한 관영매체는 관련 소식을 각각 4줄과 2줄로 짧게 처리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중국이 대북 영향력을 행사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와 관련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북한이 기술적 진전에도 불구하고 미사일 시험발사를 공개하지 않은 데는 한반도 군사적 긴장 고조와 그로 인한 한중관계 악화를 바라지 않는 중국의 영향력이 크게 작용했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중국이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를 중단시키기는 어렵지만 적어도 속도를 늦추거나 북한의 대남 강경발언을 자제시키는 데는 일정한 영향력 행사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정 센터장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당선 이후 중국의 적극적인 대한국 외교에 비춰볼 때 중국이 북한의 무력시위를 자제시키기 위해 압력을 가하고 있을 가능성이 충분하다”며 “윤 당선인이 미국과 일본에는 정책협의단을 파견했지만 중국에는 정책협의단을 보내지 않은 데 대해 중국 측에서는 내심 당혹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바로 이 같은 시점에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하자 중국 지도부는 매우 불쾌해하면서 베이징 주재 북한대사관을 통해 북한 지도부에 자제를 요청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shind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