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 부재…움츠러든 과감한 결단

계열사수 통해 변화·도전 역동성 가늠

삼성·롯데 사법이슈로 투자결정 제약

여론조사 이재용 사면 ‘찬성 68.8%’

올해 현대자동차를 제치고 재계 서열 2위에 오른 SK그룹은 지난 5년 간 계열사수가 90개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불필요 사업은 과단성 있게 정리하는 대신 가능성이 엿보이는 분야로는 도전을 지체하지 않는 최태원 회장의 경영전략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이에 반해 삼성·롯데 그룹은 계열사수가 감소했다. 양 그룹은 모두 총수(이재용·신동빈)의 사법 리스크가 이어지고 있는 곳으로, 최고 의사결정권자의 법적 제약이 신사업 진출의 저해 요소가 되고 있다는 평가가 제기된다.

공정거래위원회의 ‘2022년도 공시대상기업집단(대기업집단)’ 자료에 따르면 SK그룹은 2일 현재 총 186개의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지난 2017년 96개 수준이었던 SK 계열사 수는 5년 간 90개 증가했다. 이 기간 중 SK의 자산총액은 171조원에서 292조원으로 121조원(71%) 늘었다.

지난 1년만 보면 기존 계열사 중 10곳이 감소했고, 신규 계열사가 48개 늘면서 38곳이 순증했다. 지분취득 방식으로 로크미디어, 성주테크, 스튜디오돌핀, 해솔라에너지, 이메디원 등을 계열사로 편입했다. 또 SK스퀘어, SK멀티유틸리티, 사피온코리아, 카티니, 전남2·3해상풍력, 당진행복솔라 등도 새로 설립하면서 계열사 명단에 올렸다. 금호미쓰이화학, SK티엔에스, SKC에코솔루션즈는 매각으로 리스트에서 제외됐다.

SK의 한 계단 도약으로 5대 그룹(삼성·SK·현대차·LG·롯데) 내 순위가 12년 만에 바뀌었다. SK와 현대차만 놓고 보면 두 기업집단의 순위가 뒤바뀐 것은 2004년 이후 18년 만이다. SK의 순위가 올라선 것은 반도체 매출 증가와 인텔 낸드사업부 인수 등에 따라 SK하이닉스 자산이 20조9000억원 늘어난 영향이 컸다.

삼성그룹은 지난 1년 간 계열사수가 59개에서 60개로 단 한개만 늘었다. 호텔신라가 설립한 에스에이치코퍼레이션이 새로 편입됐다. 5년 전(62개)과 비교하면 2개 줄었다. 계열사 수가 늘어나는 것에 대한 비우호적 시각도 있지만, 최근엔 이를 통해 그룹의 변화와 도전에 대한 역동성을 가늠하는 잣대가 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특히 삼성은 이재용 부회장이 지난 몇년 간 사법 이슈로 정상적인 신분 상태에서의 경영활동이 어려웠기 때문에 이에 따른 리더십 부재가 계열사수 정체로 이어진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국정농단 사건으로 수감 후 가석방 중인 이 부회장은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합병 혐의 재판으로도 매주 목요일 법원에 출석하고 있다.

이와 관련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지난달 29일부터 이틀간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12명을 대상으로 사면 찬반 의견을 물은 결과(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응답률은 7.4%), 이 부회장의 사면에는 찬성이 68.8%로 반대( 23.5%)를 압도했다.

롯데그룹의 계열사수는 85개로 작년보다 1개 순감했고, 2017년 대비로는 5개 감소했다. 롯데도 신동빈 회장이 국정농단 수사로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은 상태다.

현대자동차 그룹의 계열사수는 57개로 1년새 4개 순증했다. 현대ISC, 현대ITC 등이 신규 설립으로 포함됐고 퍼플엠은 청산종결돼 소속에서 제외됐다. 5년 전과 비교하면 4개 증가했다.

LG그룹의 계열사수는 73곳으로 1년 새 3개 순증했다. LG마그나이파워트레인, SNI건설, SNI코퍼레이션, LG BCM 등이 포함됐고, 지분매각으로 세종그린파워, 우지막코리아 등이 빠졌다. 2017년 대비로는 5개 늘었다. 서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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