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변협, 회원 1155명 설문조사
중수청 설립까진 상당기간 소요
대책은 ‘경찰보충·역량 강화’ 꼽아
검찰 수사권 박탈법 입법을 앞둔 상황에서 중대범죄수사청 설립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변호사들 대부분은 경찰의 수사역량 부족으로 사건 처리에 문제가 생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2일 대한변호사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6~17일 회원 115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형사사법제도 개선을 위한 설문조사’ 결과 ‘경찰 수사단계에서 조사 지연 사례를 경험했느냐’는 질문에 응답자 73.5%(849명)가 ‘그렇다’고 답했다. 이들은 사건 적체의 큰 원인으로 ‘경찰의 수사 역량 부족’을 꼽았다. ‘경찰의 고소사건 수사 지연 등의 주요 원인이 무엇이냐’는 질문엔 1133명의 변호사가 중복 응답을 했는데, 72.5%가 이같이 답했다. 이어 ▷경찰의 과도한 사건 부담(62%) ▷검사의 수사 지휘 폐지(34.8%) ▷검찰의 직접 수사 폐지(29.7%)를 원인이라고 답했다. 사실상 문재인 정부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사건 처리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는 평가다.
‘경찰 수사 단계에서 형사 고소 사건이 적정한 기간 내에 적절하게 처리되고 있냐’는 항목에서는 ‘아니다’라고 답한 변호사는 82.5%에 달했다. ‘경찰의 고소장 접수 거부, 고소 취하를 종용하는 등 수사에 소극적이었던 사례가 있었느냐’는 질문에는 46.8%(541명)가 ‘있었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57%는 수사지연과 관련한 경찰의 안내·설명·통지를 받지 못했다고 답변했다.
변호사들은 경찰에서 적정한 고소사건 처리 기간으로 주로 3개월 내(41.9%)를 꼽았고 이어 6개월 내(33.7%), 1개월 내(11.9%)라고 답변했다. 그러나 고소장 접수 후 실제 경찰 수사 종결까지 걸린 시간을 묻는 질문에서는 ‘3개월 내’, ‘6개월 내’에 처리됐다고 응답한 사람이 각각 1.5%, 22.1%에 불과했다. ‘경찰의 수사 지연에 대한 보완책이나 대책’을 묻는 질문에는 562명의 응답자 중 192명(34%)이 경찰 인력확충, 교육 등 ‘경찰역량강화’를 꼽았다. ‘검찰의 수사권 회복’이라고 답한 사람은 142명(25%), 수사지휘권 회복 등 ‘검경수사권 재조정’을 꼽은 사람은 73명(13%)으로 나타났다.
변협은 “국민의 기본권과 권리 보호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형사사법체계의 변화는 법률 전문가와 국민들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한 뒤 충분한 논의를 거쳐 단계적으로 진행해야 한다”며 “그 과정에서 형사사법 기능의 누수가 발생하지 않도록 촘촘한 대비를 갖추어야 하는 것이 합리적이다”고 지적했다. 이번 설문조사에는 전국의 변협 회원 2만6424명 중 1155명(응답률 4.37%)이 참여했다.
한편 국회는 지난달 30일 ‘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관련 법안 중 하나인 검찰청법 개정안을 가결했다. 오는 3일에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표결에 부친다는 계획이다. 검찰의 직접수사권을 넘겨받을 ‘중대범죄수사청 설치 입법을 논의하기 위한 사법개혁특별위원회’ 구성 결의안도 3일 본회의에 상정될 가능성이 높다.
유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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