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보는 인사청문회 정국
4월 말→5월 초로 시간표 줄줄이 밀려
정국 급랭 속 증인·자료제출 극한 대치
총리인준 ‘가시밭길’, 내각구성 연쇄타격
인수위, ‘총리·장관 꿔주기’ 플랜B도 검토
윤석열 정부 초대 내각 후보자들의 인사청문회가 5월초로 줄줄이 밀리면서 ‘반쪽 내각’ 출범이 불가피해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검수완박(검찰수사권 완전 박탈)’ 갈등으로 정국이 얼어붙은 상황에서 더불어민주당이 ‘무더기 낙마’를 벼르면서다.
특히, 민주당이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의 인준을 ‘낙마 지렛대’로 삼을 경우 내각 구성도 줄줄이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는 ‘반쪽 출범’에 대비한 다양한 ‘플랜B’ 검토를 검토 중이다.
29일 여야는 자료제출, 증인채택 등을 두고 신경전을 벌인 끝에 5월 2~4일 사흘새 장관 후보자 13명의 청문회를 동시다발적으로 치르기로 했다. 당초 지난 4월 25~26일 예정됐던 한덕수 후보자의 청문회가 파행으로 연기된데 이어 이상민(행정안전부)·이종섭(국방부)·박보균(문화체육관광부) 후보자의 청문회도 미뤄진데 따른 것이다.
5월 2일에는 한덕수 후보자와 추경호(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박진(외교부), 원희룡(국토교통부), 박보균, 한화진(환경부) 후보자 등 6명에 대한 청문회가 동시에 열린다. 3일에는 한덕수 후보자의 이틀째 청문회와 함께 이상민, 이종호(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정호영(보건복지부) 후보자 등 4명의 청문회가 진행된다.
이종섭(국방부), 이정식(고용노동부), 조승환(해양수산부), 한동훈(법무부) 후보자 등 총 4명의 청문회는 4일로 일정이 잡혔다. 6일에는 김현숙(여성가족부), 정환근(농림축산식품부)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가 진행될 예정이다. 심지어 아직까지 청문회 일정조차 잡지 못한 후보자도 있다. 김인철(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권영세(통일부), 이창양(산업통상자원부), 이영(중소벤처기업부) 후보자 등 4명의 경우 증인과 자료제출을 둘러싼 여야 기싸움이 현재진행형이다.
청문 정국의 가장 큰 난관은 한덕수 후보자다. 헌법상 장관 등 국무위원은 ‘국무총리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하게 돼있는 만큼, 한 후보자의 인준이 내각 구성의 ‘키스톤’이 될 수밖에 없다. 장관은 국회의 동의 없이 국무총리의 제청만으로 임명 가능하지만 국무총리는 국회의 인준이 필수다.
문제는 민주당이 고액보수 논란 등을 들어 한 후보자를 ‘낙마 1순위’로 꼽고 있다는 점이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민주당이 끝내 총리 인준을 거부한다면 사실상 새 정부가 제대로 출범하기 어려워진다”고 했다.
인수위 안팎에서는 김부겸 현 국무총리에게 제청권을 맡기는 방안이 거론된다. 김 총리가 청문회를 통과한 장관 후보자를 제청해주면 임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또, 김 총리가 추경호 경제부총리 후보자에 대한 제청권만 행사하고, 추 후보자가 임명된 뒤 나머지 후보자들에 대해 제청하는 방안도 있다. 국무총리가 직무를 수행할 수 없을 때는 경제부총리가 이를 대행하는데 따른 것이다.
실제 ‘총리 꿔주기’ 사례는 드물지 않다. 1998년 김대중 정부 출범 당시 국회가 김종필 자민련 명예총재의 국무총리 인준을 거부, 김영삼 정부 고건 총리의 제청을 받아 장관들을 임명했다. 2017년 문재인 정부 출범 때도 박근혜 정부의 각료인 유일호 경제부총리에게 제청권 행사를 맡겼다.
낙마자 속출로 내각 구성이 계획대로 마무리 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민주당은 ‘아빠찬스’ 논란에 휩싸인 정호영 후보자와 ‘온가족 장학금’ 논란의 김인철 후보자, ‘검수완박’ 국면에서 한동훈 후보자에 대한 대대적인 화력 집중을 예고한 상태다.
앞서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을 비롯한 정치인 출신 문재인 정부 장관 총 7명은 청와대에 사의를 표명했다. 정권 교체기 ‘불편한 동거’를 피하기 위한 관례다. 그러나 낙마자가 잇따르며 국무회의 개의 정족수(국무위원 19명의 과반)을 채우지 못할 경우 ‘장관 꿔주기’가 불가피해질 수밖에 없다. 2008년 이명박 정부 출범 초기에도 노무현 정부의 장관들 중 일부가 이명박 정부의 국무회의에 출석했다. 청와대 역시 청문회 결과를 지켜본 뒤 사표 수리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정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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