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 반대 등 곳곳 암초
단독 아닌 공동 인수전략 필요
전문가 “메모리 사업과 시너지”
최근 박정호 SK하이닉스 대표이사 부회장이 반도체 칩 설계 기업 ARM에 대한 공동 지분 인수 의지를 드러냈다. 업계에선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과 전략적 연대를 바탕으로 규제당국을 설득할 방안을 찾을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지난달 30일 SK하이닉스 경기도 이천 본사에서 주주총회 이후 헤럴드경제와 만난 박 부회장은 ARM 인수 여부를 묻는 질문에 “ARM 인수를 다른 기업과 공동으로 투자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영국 기업인 ARM은 스마트폰의 두뇌에 해당하는 프로세서(AP)에 들어가는 설계 기반 핵심 기술을 보유한 업체다. 기존 PC와 서버의 중앙처리장치(CPU) 설계 기반에 인텔이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ARM은 주요 스마트폰 AP 설계 기반 기술 시장의 95%를 지배하고 있다. 향후 자율주행차에 쓰일 시스템반도체 수요에 따른 성장세가 기대되는 회사다.
지난 2016년 손정의 회장의 소프트뱅크와 자회사인 비전펀드가 320억달러(약38조원)를 들여 인수했는데, 최근 비전펀드 전체 수익률이 악화되면서 ARM에 대한 매각이 추진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ARM 인수를 위해 전략적 연대를 위한 설득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ARM에 대한 인수가 이미 한 차례 무산된 바 있기 때문이다.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는 지난 2월 초 미국, 영국, 유럽연합(EU) 규제 당국의 저항을 버티지 못하고 ARM에 대한 인수를 포기했다. ARM이 여러 국가 반도체 기업에 설계기반을 제공하다보니, 특정 기업에게 인수될 경우에 대해 우려가 쏟아졌다.
외신 등에 따르면 시장조사기관 가트너 소속 한 연구원은 “ARM이 다른 반도체기업에 인수되는 것은 앞으로도 계속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이런 이유로) SK하이닉스도 컨소시엄을 구성하게 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SK하이닉스와 손잡을 수 있는 기업들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인텔의 경우 팻 겔싱어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2월 중순 열린 ‘인베스터(투자자) 데이’ 행사 컨소시엄 참여 의사를 표했다. 일각에선 인수합병(M&A) 계획을 공식화한 삼성전자가 ‘시스템반도체 비전 2030’을 실행하기 위해서 ARM의 지분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최근에는 메모리 반도체에 인공지능(AI) 등 시스템반도체적 특징을 담은 반도체를 만들려는 시도를 SK하이닉스가 하고 있기에 이런 기능 구현에 ARM 인수가 도움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SK하이닉스가 (SK하이닉스시스템IC나 키파운드리 등 계열사를 통해) 파운드리 사업을 하고 있기 때문에 ARM에 대한 일부 지분만 보유해도 협상력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전략적 연대 방안 강구가 유의미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지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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