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튬배터리 공공입찰 사업 따낸 전자제조업체
계약조건인 ‘직접생산’ 의무 위반 드러나
조달청, 임찰 참가 자격제한 1년 조치
법원 “중대한 경제적 손실 우려…처분 취소하라”
[헤럴드경제=유동현 기자] 공공입찰 계약 조건을 어겨 조달청으로부터 1년 간 입찰 참가 제한을 받은 중소업체에 대해 법원이 “지나치게 가혹하다”며 처분을 취소했다.
서울행정법원 6부(부장 이주영)는 전자기기제조 중소업체 A사가 조달청을 상대로 낸 입찰참가 자격제한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3일 밝혔다.
A사는 2019년 2월 서울지방조달청의 입찰 공고에 참가해 ‘리튬배터리 시스템 제작 및 설치’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조건에는 ‘하청생산, 타사제품 납품 등 직접 생산조건을 위반할 경우 입찰참가 자격 제한 처분을 받을 수 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A사는 이듬해 7월 61억 규모의 또다른 사업 입찰에 참가해 사업을 따냈는데 이행실적으로 제시한 53억 7600여만원 중 앞서 입찰한 사업 실적(12억 2000여만원)도 포함됐다. 그러나 경쟁업체로부터 A사가 하청을 통해 제작했다는 신고가 접수됐고, 조달청은 조사를 바탕으로 입찰 참가 자격제한 1년을 통보했다. A사는 이에 불복해 법원에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직접생산’이라는 선행 계약 조건을 위반했다고 봤다. 재판부는 “(A사의) 매입·매출장부에는 계약 이행 무렵 하청업체 거래한 사실이 기재됐다”며 “전지 책 제작 및 조립, 책 실장 및 랙 조립, 회로팩 및 케이블 작업 등 조립공정 대부분을 직접 수행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다만 임찰 참가 자격제한은 과하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매출 상당 부분을 공공입찰에 의존해야하는 중소기업으로 참가제한 1년은 중대한 경제적 손실이 우려된다”며 “위법성 정도에 비해 지나치게 가혹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입찰사업 외)추가 실적만을 제출했다면 낙찰자로 선정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능력을 허위로 부풀리려는 적극적인 의도에서 거짓서류를 제출하였다고까지는 보이지 않다”고 밝혔다. 또 “조달청 역시 처분 사유와 별개로 원고가 후행 계약을 이행하는 데 가장 적합한 자격과 능력을 보유하였음을 인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공급한 배터리 시스템 등 물품에 하자가 없었고, ‘직접생산’ 외 다른 계약 조건을 위반하지 않았다고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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