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진위원장 당시 조합 허락 없이 용역 체결
용역비 명목 16개월간 1억여원 횡령
1심 징역 8월…2심 징역 8월·집유 2년 선고
“범행 인정…피해금 지급 후 합의한 점 고려”
검찰·조합장 측, 모두 항소 포기…집유 확정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지역주택조합장으로 일하며 조합의 돈을 횡령한 70대 남성이 약 8년만에 2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검찰과 해당 남성 측, 쌍방이 상고를 포기해 형은 확정됐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법 제3형사부(부장 허일승)는 업무상 횡령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70대 이모씨에게 지난달 18일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씨는 2014년 6월부터 2015년 10월까지 서울 동작구 등을 중심으로 하는 지역주택조합(이하 조합) 자금 1억여 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는다.
이씨는 2014년 4월부터 2015년 3월까지 지역주택조합추진위원장으로, 2015년 3월부터는 약 2년 6개월 동안 지역주택조합장으로 일했다. 재판부에 따르면 이씨는 추진위원장 시절부터 조합장이 되기까지 16개월 동안 횡령 범행을 저질렀다.
재판부에 따르면 이씨는 지역주택조합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에서 선정하지 않은 업체와 사전에 용역 계약을 체결하는 방식으로 범행을 저질렀다. 이씨는 2014년 2월 추진위원장 자격으로 A씨와 용역계약을 체결했으나 추진위는 총회 등을 거쳐 그해 5월 B업체를 정식 업무용역회사로 선정했다. 그럼에도 이씨는 A씨에게 업무용역비 명목으로 약 4195만원, 동업자인 C씨의 급여 명목으로 약 2651만원, A씨에게 차입한 비용보다 4000여만 원을 추가지급하는 등 총 1억여 원을 횡령했다.
1심에서 이씨는 A씨가 2011년 3월부터 B업체와 맺은 공동사업계약을 통해 조합의 사업 추진업무를 했고 용역계약서의 특약 조건에 따라 조합에 자동 승계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해당 조합이 A씨에게 별도의 용역대금을 줄 의무는 없다고 판단했다. A씨와 용역계약은 조합의 공식 인준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용역계약서 특약사항에 따르면 “계약이 자동 승계되고, 조합 총회에서 이를 인준받아야 한다”는 요건이 있었다.
1심 재판부는 계약서 등을 조사한 결과 A씨는 해당 조합이 아니라 공동계약을 맺었던 C업체로부터 계약 내용에 해당되는 보수 정도만 지급 받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또 1심 재판부는 조합의 재무제표에서 “‘A씨에게 사업소득으로 1억617만원 가까이가 지출됐으나 업무와 직접적인 연관성을 확인할 수 없다’는 내용이 있었다”며 “A씨의 업무 수행을 확인할 근거자료가 없다”고 밝혔다. 1심 재판부는 이에 따라 이씨에게 징역 8개월을 선고했다. 이씨는 형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며 곧바로 항소했다.
2심에서는 1심과 달리 이씨가 횡령 혐의를 인정하고 피해액을 지급한 점이 반영됐다. 2심 재판부는 “조합장인 이씨가 적지 않은 금액을 횡령해 죄질이 좋지 않다”면서도 “1심과 달리 2심에서 범행사실을 모두 인정하는 점, 피해자에게 피해액 상당을 지급하고 합의해 처벌을 원치 않는 점 등을 고려했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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