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검사 출신 대통령이 올해 5월 취임한다. 윤석열 당선인은 잠시 검사로 일해본 사람도 아니고 26년 경력의 전직 검찰총장이다. 불과 1년 전인 지난해 3월 초까지는 문재인 정부 검찰 사무를 총괄하던 책임자였다. 야당 대선후보로 출마해 당선됐으니 정권이 교체되는 것이지만 이런 배경을 생각하면 현 정부가 강조했던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는 적어도 문자 그대로 계속되는 셈이다.

윤 당선인은 검찰총장 퇴임 후 현실 정치에 뛰어들겠다고 선언한 순간부터 비판받을 수밖에 없었다. 검사였다고 대통령을 하는 게 금지되는 것은 아니지만 검찰총장 출신이 퇴임 후 곧바로 현실 정치에 발을 들인 것은 역설적으로 재임 중 가장 강조했던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에 흠집을 내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실제 수사 필요성이 있었는지, 수사 강도가 적절했는지와 별개로 ‘검사 윤석열’의 행위가 ‘정치인 윤석열’과 연결되면서 재임 시절 지휘했던 현 여권 관련 수사의 정당성도 의심받았다. 결국 당선됐지만 윤 당선인이 스스로 정치권력을 도모해 현실 정치에 직행한 것에 대한 비판은 여전히 유효하다.

더 큰 우려는 사실상 검찰에 바탕을 둔 윤 당선인의 정치적 자산이 취임 후 부적절하게 활용될 수 있지 않는가 하는 점이다. 윤 당선인 본인이 누구보다 검찰을 잘 알고 있는 데다 오래전부터 ‘윤석열 사단’으로 꼽혀온 검사들이 현직으로 존재한다는 이유에서다. 새 정부 출범 이후 법무·검찰 인사와 수사에서 불거질 정치적 의심은 고스란히 짊어져야 할 숙제일 수밖에 없다.

검찰 인사를 둘러싼 논란은 벌써 시작됐다. 선거 끝나고 불과 며칠 만에 김오수 검찰총장의 거취를 스스로 결단하도록 압박하는 발언이 윤 당선인 측근에게서 공개적으로 나왔기 때문이다. 윤 당선인과 조율된 발언인지와는 무관하게 올해 5월 새 정부 출범 후 ‘여권 인사’가 될 측근 정치인이 현직 검찰총장의 임기 문제를 공개적으로 꺼낸 게 부적절하다는 것은 다르지 않다. 검찰총장이던 윤 당선인을 공개적으로 직접 흔든 이들도 여권 인사들이었다.

검찰 내 핵심 보직으로 꼽히는 자리에 윤 당선인의 측근으로 불렸던 검사들의 이름이 공공연히 거론되는 점도 섣부르다. 업무 능력에 따른 인사는 필요하지만 ‘공정한 발탁’과 ‘자기 사람 챙기기’는 한 끗 차이다. 윤 당선인이 서울중앙지검장에서 검찰총장으로 발탁된 후 측근 검사들이 대거 요직에 기용됐던 첫 정기 인사 당시 2019년 7월과 8월 법복을 벗은 검사가 74명이다. 최근 5년간 검사 퇴직 통계 중 그 기간의 사직자가 가장 많았다.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강조해온 윤 당선인은 이제 공정과 상식을 내세운다. 검찰총장 출신이어서 기대할 수 있는 반면 되레 더 염려가 남는다는 점도 부정할 수 없다. 권한이 줄었다고 하지만 검찰은 여전히 권력기관이다. 검사장 출신의 한 변호사는 “당선인이 검사도, 검찰총장도 아니라는 점을 매일 새겨야 한다”고 했다. 스스로 강조하는 가치를 훼손해 자기 자신을 부정하게 되는 건 대통령도 한순간이다.


dand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