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집행위, 러 천연가스 의존도 감축 선언

풍력·태양광 발전 80GW 추가 증설 계획

세아윈드, 英서 모노파일 매출 증대 기대감

포스코 태양광구조물 포스맥 판매 증대 예상

우크라이나 전쟁 ‘나비효과’…韓 철강업계가 웃는 이유? [비즈360]
세계 최대 풍력발전 프로젝트인 영국 혼시 프로젝트 현장[세아제강지주 제공]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신재생에너지 확대를 통해 러시아산 천연가스 의존도를 낮추려는 유럽연합(EU)의 움직임이 뚜렷해지고 있다. 이에 친환경 강재 개발을 이어온 국내 철강업계는 새로운 시장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EU 집행위원회는 지난 8일(현지시간) 러시아에 대한 에너지 의존도 감축을 통한 에너지 안보 향상과 지속 가능한 에너지 공급 방안 마련을 목표로 하는 ‘REPowerEU’ 입법 문서를 발표했다. 이 문서는 러시아 천연가스 의존도를 올해 말까지 현재의 3분의 2 수준으로 감축하고, 2030년까지 러시아에 대한 의존에서 탈피하기 위해 작성됐다. 현재 EU는 연간 러시아산 천연가스 155Bcm(1Bcm은 10억입방미터)를 수입, 러시아 천연가스 의존도가 40%에 달한다.

당초 이 문서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천연가스 가격 상승세로 촉발된 에너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작성돼 지난 3일 발표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대 러시아 에너지 의존도 축소가 새로운 목표로 추가됐다.

‘REPowerEU’의 핵심은 신재생에너지 활용도를 끌어올리는 데 있다. 우선 건물 부문에서 재생에너지 보급을 확대하기 위해 지붕형 태양광 패널을 올해 말까지 최대 15테라와트시(TWh) 보급하고 열펌프를 도입한다.

또한 재생에너지 인허가 절차를 단순화해 재생 에너지 보급에 박차를 가한다. 2030년까지 풍력 및 태양광을 중심으로 80기가와트(GW)의 추가 용량을 증설해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현재 22%에서 45%로 확대한다.

아울러 천연가스 수입선을 미국과 중동·아프리카 지역으로 다변화하고 바이오 가스 및 그린수소 개발에도 속도를 낼 예정이다.

신재생에너지 보급 속도를 높이려는 움직임은 풍력 및 태양광 구조물에 필요한 프리미엄 철강재를 생산하고 있는 국내 철강업체에겐 판매를 확대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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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아제강지주는 영국 생산법인 세아윈드를 통해 유럽 내 해상 풍력 프로젝트에 해상 풍력 하부 구조물인 모노파일을 공급하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덴마크 오스테드(Orsted)로부터 영국 북해 혼시 프로젝트 마지막 구역인 혼시3 프로젝트에 들어갈 모노파일을 수주했다. 오스테드의 요구로 구체적인 계약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혼시 3 프로젝트에 필요한 모노파일 300여기 중 20~30%를 수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아윈드는 현재 영국 티스사이드(Teesside) 지역에 약 4000억원을 투자해 모노파일 생산 설비를 구축하고 있다. 오는 2024년 2분기 말 공장을 가동해 연산 24만t의 모노파일을 생산할 예정이다.

세아제강지주 관계자는 “EU 집행위의 계획이 구체적인 발주로 이어진 단계는 아니지만, 신재생에너지 비중이 높아지면 풍력 발전 프로젝트가 추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세아윈드의 매출 확대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기대감을 표했다.

태양광 발전의 설비 확충의 경우 포스코에 새로운 기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포스코는 부식에 강한 강재인 포스맥(PosMAC)을 유럽 현지에 코일 상태로 수출하고 있다. 수출된 물량은 현지에서 태양광 구조물로 가공돼 태양광 발전 프로젝트에 납품된다.

2014년 양산 체제를 갖춘 포스맥은 지난해 까지 판매 누계 200만t을 달성했다. 가드레일, 건축내외장재로도 쓰이지만 태양광 구조물에 가장 많은 양이 쓰인다.

지난해 포스코는 태양광과 풍력 소재 전문 판매 부서를 신설하고 신재생에너지 제품 및 솔루션 통합 브랜드인 ‘그린어블(Greenable)’을 론칭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현재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로 러시아 산 철강재의 유럽 수출이 제한돼 국내 철강업체의 반사이익이 예상된다”며 “신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른 프리미엄 철강재 수요도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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