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도호쿠 강진에 르네사스 공장 3곳 생산중단…재개 시점 불투명
전기차 중심 12개월 이상 출고 지연…실제 인도까지 더 걸릴 수도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 일본 도호쿠 지역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일본 반도체 업체 르네사스 일렉트로닉스의 반도체 공장이 생산을 중단했다. 전 세계적으로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계속되는 가운데 국내 완성차 업계의 출고 지연 우려가 심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 16일(현지시간) 일본 도호쿠 지역의 지진 영향으로 르네사스 일렉트로닉스의 반도체 공장 3곳이 생산을 중단했다. 르네사스는 세계 최대 차량용 반도체 공급업체 중 하나다.
이날 오후 11시 36분께 일본 후쿠시마 앞바다에서는 규모 7.3의 지진이 발생했다. 이번 지진으로 미야기현과 후쿠시마현에서 진도 6의 흔들림이 관측됐다.
생산을 중단한 3곳의 공장 중에는 전 세계에 자동차 반도체를 공급하는 이바라키 현 나카 공장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로이터는 르네사스가 언제 생산을 재개할지 밝히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와테 현에 있는 도시바 반도체 공장과 미야기 현에 있는 소니 반도체 관련 제품 공장 역시 조업이 중단됐다. 생산 라인 점검 이후 재가동할 것으로 보이지만, 구체적인 시기는 미정이다.
반도체 생산 중단은 일본에 국한된 상황이지만, 차량용 반도체가 부족한 시점에서 그 여파는 클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장기화되고 있는 신차 출고 지연에도 영향이 불가피하다.
실제 3월 초 기준 현대차 그랜저를 주문하면 2~5개월, 제네시스 G80을 주문하면 4개월을 대기해야 차를 받을 수 있다. 상대적으로 반도체 수요가 많은 전기차 아이오닉5는 1년 이상 대기해야 한다.
기아에선 K5가 5~13개월, K8이 8~12개월 이상의 대기 기간이 소요된다. EV6는 15개월 이상 출고 적체가 이어지고 있다. 반도체 공급망의 연쇄적인 부족 현상을 고려하면, 실제 계약 고객이 차를 인도받는 시기는 현재 예상되는 시기보다 더 늦어질 수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현재 르네사스 생산 중단 영향을 구체적으로 파악 중”이라며 “반도체 수급 문제는 장기적으로 이어진 문제이기 때문에 추가적인 영향 여부를 당장 평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