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검찰 개척 분야로 공정거래 분야 강조
공정위 전속고발권 폐지도 꾸준히 주장
폐지 시 검찰 기업 수사 범위 확대 전망
하지만 관련 입법은 수년째 지지부진
[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하면 그동안 직권남용 등 공직자 범죄 위주였던 검찰 수사 범위가 기업과 시장 거래 분야로 옮겨질 것으로 보인다. 윤 당선인이 주장해 온 공정거래위원회의 전속고발권이 폐지된다면, 이른바 ‘갑질’ 행위까지 향후 검찰 수사 대상에 포함될 전망이다.
윤 당선인은 검찰총장 시절 공정거래 분야야말로 검찰의 개척 분야라고 강조했다. 과징금 등 행정제재가 아닌 검찰 수사를 통해 공정거래 사건을 해결해야 한다는 게 그의 시각이다.
윤 당선인은 검찰총장 인사청문회 당시 “공정한 경쟁 질서와 신뢰 기반을 쌓는 데 형사법 집행의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2018년 서울중앙지검장 재직 시절엔 공정거래조세조사부를 공정거래조사부와 조세범죄수사부로 나눴다. 또한 ‘사법농단’ 수사 과정에서 사상 초유의 전직 대법원장 소환조사를 앞둔 상황에서도, 미 법무부 반독점국(Antitrust Division) 방문 일정을 강행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공정위의 전속고발권 폐지 후 반독점 사건에 대한 검찰 역할을 정립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공정위와 검찰 간 힘의 균형 변화도 예상된다. 공정위의 전속고발권 폐지로 검찰의 기업 수사가 증가하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온다. 전속고발권이란 공정위의 고발이 있어야만 공정거래 관련 사건을 재판에 넘길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윤 당선인은 전속고발권 폐지에 적극 찬성하는 입장이다. 그는 인사청문회에서 “전속고발권 폐지 문제는 중대 범죄인 경성담합 억제 등 공정한 경제 질서 달성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며 “전속고발권 폐지에 따른 부작용이 발생하지 않도록 잘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 윤 당선인은 검찰총장이 되면서 공정거래조사부를 맡았던 구상엽 부장검사를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장으로 발탁했다. 기획 수사 1호로는 백신 입찰 담합 사건을 맡겼다. 윤 당선인 검찰총장 시절 서울중앙지검은 공정위의 ‘늑장 사건 처리’를 문제 삼아 수사에 착수하기도 했다. 당시 국내 완성차 업체에 부품을 판매하며 담합을 벌인 일본 제조업체들이 처벌을 피했는데, 검찰은 공정위의 소극적 고발로 인한 공소시효 만료를 원인으로 봤다. 이에 검찰이 직무유기 혐의 적용을 검토하면서, 공정위 관계자들이 입건됐다.
전속고발권이 폐지되면, 공정위는 민·형사상 책임을 강화하고 검찰은 기업 수사 범위를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담합 사건 등 시장 질서 교란 행위 외에 시장에서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부당거래를 강요하는 ‘갑질’ 행위도 검찰 직접 수사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전속고발권 폐지는 입법이 뒷받침돼야 한다 이와 관련한 입법은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지난 20대 국회에서 민병두 당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공정거래법 개정안은 임기 만료로 폐기됐다. 이 법엔 기업결합 행위, 거래 거절, 차별 취급, 경쟁 사업자 배제, 구속 조건부 거래 등은 형벌 규정을 폐지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2018년 11월 공정위가 발의한 전속고발권 폐지를 담은 공정거래법 개정안 역시 임기 만료로 폐기됐다. 배진교 정의당 의원이 지난해 1월 발의한 공정거래법 개정안 역시 계류 중이다. 이 법은 경성담합을 포함한 모든 불공정거래 행위에 대한 공정위의 전속고발권 폐지를 골자로 한다. 다만 더불어민주장의 이재명 대선 후보도 선거 과정에서 공정위 전속도발권 폐지를 공약으로 내세웠기 때문에 반대할 명분은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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