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재앙’ 전운의 우크라이나

푸틴, 핵부대 특별전투 지시

미·서방은 러경제 고강도 압박

러주재 韓기업 피해 가시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FP]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FP]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핵 억지력 부대의 특별 전투 임무 돌입을 국방부 장관과 총참모장(합참의장 격)에게 전격 지시했다. 1962년 전 세계를 핵전쟁 일보 직전까지 이끌었던 ‘쿠바 핵위기’ 이후 처음이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양측이 대화를 시작키로 한가운데 나온 조치로,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일부 러시아 은행을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결제망에서 퇴출하는 등의 ‘제재 융단 폭격’에 대한 러시아 측의 초강경 대응이다. 이와 관련해 미국 백악관은 푸틴 대통령이 위협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지금껏 사용하지 않은 대러시아 에너지 제재 추가 가능성도 시사했다. 추가 제재가 본격화하면 한국 기업들도 직격탄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관련기사 2·21·22면

AP·AFP·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TV 연설에서 “서방 국가들이 경제 분야에서 러시아에 대해 비우호적인 행동을 할 뿐 아니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의 고위 관리들까지 러시아에 공격적인 발언을 서슴지 않고 있다”며 핵무기 운용 부대에 경계 태세를 강화할 것을 지시했다.

러시아가 핵 카드를 꺼내든 것이 러시아를 SWIFT 결제망에서 배제하고 푸틴 대통령을 직접 제재 리스트에 올리는 서방의 조치에 대한 보복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서방 국가들은 푸틴의 조치에 일제히 반발했다.

이날 미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로이드 오스틴 국방부 장관을 비롯해 마크 밀리 합참의장, 토드 월터스 유럽사령관이 푸틴 대통령의 명령 직후 이에 대해 논의했다며 “오판하면 상황을 더 위험하게 만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도 ABC 방송에 출연, 푸틴 대통령이 지시에 대해 “정당한 이유 없는 긴장 고조와 위협을 만들어 내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고,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미 CNN 방송과 인터뷰에서 “위험한 언사이고,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28일 오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벨라루스 국경 지역에서 회담하기로 이날 합의했지만, 양측 입장 차가 현격해 성과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과 전화 통화 후 회담을 벨라루스 남부 국경 지역을 흐르는 프리퍄티강 인근에서 여는 데 동의했다. 러시아 대표단은 문화부 장관을 지낸 푸틴 대통령 보좌관 블라디미르 메딘스키가 이끌며, 우크라이나 대표단은 폴란드를 거쳐 벨라루스로 이동했다.

다만,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번 회담의 결과를 믿지 않지만, 전쟁을 끝낼 기회가 있다면 회담에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도 “러시아가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것인지 듣기 위해 가는 것”이라며 “협상을 위해 가는 것이 아니며, 우리 영토는 단 1인치도 양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EU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에 대응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공급에 EU 재정 지원을 하고, 러시아 항공사의 역내 상공 운항과 러시아 국영 매체 운영을 금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EU 회원국 외무 장관 화상 회의에서 합의한 것으로, EU가 무기 구매에 자금을 댄 것은 사상 최초다. 이날 EU 외무 장관들은 러시아 중앙은행과 관련한 거래를 금지하는 계획도 승인했다. 신동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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