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이례적으로 기자회견 열고 공개 입장

기자회견 이유 설명, 사실무근 입장 표명

법원 내 “어쩌다 그런 논란에…안타깝다”

실명 거론 두고 “법적조치 검토” 답하기도

대장동 개발 특혜·로비 관련 녹취록 속에 등장하는 '그분'으로 최근 대선후보 TV토론회에서 실명이 거론된 조재연 대법관이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입장 발표하는 모습. 이날 조 대법관은 ‘그분’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연합]
대장동 개발 특혜·로비 관련 녹취록 속에 등장하는 '그분'으로 최근 대선후보 TV토론회에서 실명이 거론된 조재연 대법관이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입장 발표하는 모습. 이날 조 대법관은 ‘그분’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연합]

[헤럴드경제=안대용 기자] 지난해 9월 촉발된 대장동 개발 의혹 파장이 6개월 가까이 이어지고 있다. 수사도 장기화 되고 있지만, 대선을 앞두고 의혹이 되레 증폭되면서 현직 대법관까지 해명을 위해 기자회견을 자청하는 초유의 일을 낳았다.

조재연 대법관은 지난 23일 오전 10시10분께 법원행정처를 통해 당일 오후 2시 기자회견을 연다고 긴급 공지했다. 현직 대법관이 재임 중 수사 관련 의혹 사건으로 기자회견을 자청해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히겠다고 나선 것은 처음이었다. 긴급 공지 후 약 4시간 만에 각 언론사 기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방송사가 생중계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조 대법관이 기자회견을 자청한 것은 대장동 의혹 수사의 단초가 된 ‘정영학 녹취록’에 등장하는 ‘그분’으로 지목돼 대선후보 토론회에서 거론됐기 때문이었다. 조 대법관은 “대선 공개 토론에서 (대선후보가) 직접, 현직 대법관 성명을 거론했다”며 “제 기억으로 일찍이 유례가 없었던 사상 초유의 일”이라고 했다. 21일 대선후보 3차 TV토론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대장동 화천대유 관련해서 지금 ‘그분’이 조재연 대법관이다라는 게 확인이 돼서 보도가 나가고 있다”라고 한 부분을 공개적으로 지적했다.

조 대법관의 기자회견을 두고 법원 내부에선 “안타까운 일”이라는 반응이 많다. 화천대유 고문을 맡았던 권순일 전 대법관이 이른바 화천대유 로비 의혹 관련 ‘50억 클럽’ 인사 중 한 명으로 수사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현직인 조 대법관의 대장동 사건 관련 연루 의혹까지 불거졌고, 직접 기자회견을 여는 일까지 벌어졌기 때문이다.

기자회견 생중계를 시청한 일선의 한 고법 부장판사는 “어쩌다 대법관님이 그런 논란에 휘말렸는지 안타깝다”고 했다. 서초동 로펌의 한 중견 변호사는 “사실 대법관 아니라 법관 누구라도 기자회견을 자청해 의견을 밝히는 게 적절하달 순 없다”며 “그걸 모를 리가 없는데도 이례적으로 기자회견을 열어야겠다 생각할 만큼 적극 대응이 필요하다 생각한 것 같다”고 말했다.

조 대법관의 기자회견은 왜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힐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설명으로 시작해 자신에 대한 최근 의혹 제기가 사실과 다르다는 해명에 초점이 맞춰졌다. 조 대법관은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 뿐만 아니라 대장동 사건에 관련된 누구와도 일면식이 없고, 통화한 적도 없다고 강조했다. 딸이 김씨로부터 거주지를 제공받았다는 의혹 제기 부분에 대해서도 강하게 부인했다.

조 대법관은 대선후보 TV토론회에 실명이 거론된 것 등에 대해 손해배상 청구 등 법적 조치를 할 것인지 묻는 질문에 “기본적으로 타인의 명예를 중대하게 훼손하는 행위에 대해 엄정하게 법의 심판을 받아야 된다는 것이 정의 원칙에 부합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지금 이 사건에 관해서는 제가 엄중한 법적 조치를 취할 것에 대해 현재로서는 검토하고 있다는 말씀만 드린다”고 답했다. 질문에 대한 답변 차원이었으나 현직 대법관이 대선후보의 토론회 발언을 직접 언급하며 문제삼았다는 점에서 파장이 이어졌다.


dand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