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날아라, 빙판 위의 빛' 속 한국인 묘사 논란
베이징시가 제작 지원해 올림픽 기간 상영
서경덕 “혐한으로 애국심 고취”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중국에서 한국 쇼트트랙 선수들을 '반칙왕'으로 묘사한 영화가 개봉됐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올림픽 개최국 수도인 베이징시가 직접 제작 지원한 영화가 한국선수를 '악의 축'으로 묘사하며 혐한을 부추기고 있다며 18일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서한을 보내 공식 항의했다.
중국 동영상 플랫폼 '아이치이'(iQiyi)는 지난 12일 영화 '날아라, 빙판 위의 빛'을 공개했다. 영화는 배달 기사로 일하던 시골 소년이 전 국가대표였던 어머니의 영향으로 쇼트트랙을 접하게 되고, 혹독한 훈련 끝에 국가대표가 돼 국제대회에 출전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문제가 된 부분은 영화 속에서 등장하는 한국 선수들에 대한 묘사다. 승리를 위해 반칙을 일삼지만, 주인공의 끈기와 실력에 결국 패배하고 마는 것으로 나온다. 고의로 주인공에게 발을 걸거나, 넘어진 주인공의 눈을 스케이트 날로 다치게 하는 등 선의의 경쟁자가 아닌 ‘반칙왕'으로 묘사되는 것. 부상을 당한 주인공은 흐르는 피로 시야가 어두워진 한쪽 눈으로도 포기하지 않고 트랙을 달려 승리한다.
이같은 영화 줄거리를 놓고 한국 바로 알리기 운동에 앞장서는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18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고발에 나서며 강력한 항의에 나섰다. 중국 베이징시 당국이 시나리오 작성부터 개입하며 제작과 배포를 총괄한 영화가 중국의 애국심 고취를 위해 혐한을 부추기고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서 교수는 IOC에 보낸 메일에서 "어떻게 올림픽을 개최하는 도시에서 한 나라(한국)에 대한 혐오를 조장해 자국민들의 애국심을 고취하려 하는가. 이런 행위는 올림픽 정신에 위배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행위가 올림픽이 열리는 기간 내에 이뤄졌다는 것은 한국 쇼트트랙 선수들에 대한 심각한 명예훼손"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영화 속 내용과는 달리 베이징 동계올림픽의 악역은 따로 있었다. 쇼트트랙 남자 1000m 준결승에서는 황대헌과 이준서가 모두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탈락하고, 3위였던 중국 선수가 결승에 오르기도 했다.
kacew@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