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전세주택 가격 인상시 별도 위원회 구성 조례 발의

서울시, 10여년 동결에 시세 40%에 불과 항변

[헤럴드경제=최정호 기자]서울시가 운영하는 장기전세주택 전세가격 인상에 제한을 거는 조례가 발의됐다.

지금도 5% 이내로 제한된 상태지만, 이 마저도 부담스럽다는 지적에 입주자 대표와 시의원 등이 참여하는 별도 조정위원회를 만드는 것이 골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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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청 앞에서 진보당 서울시당 주최로 열린 'SH 장기전세주택' 임대 보증금 동결 촉구 및 서명부 전달 기자회견 모습 [연합]

서울시의회에 따르면 최근 더불어민주당 소속 정진철 시의원은 ‘서울특별시 공공주택 건설 및 공급 등에 관한 조례’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번 개정안은 장기전세주택 연장계약 시 가격 인상이 있을 경우 별도로 구성된 위원회를 통해 인상폭을 조율하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

위원회에는 입주자 대표, 소재지 지역구 시의원, 감정평가사나 공인회계사, 세무사, 법무사, 공인중개사 등이 참여한다. 특히 별도 자격증이 없더라도 ‘주택임대차 관련 학식과 경험이 풍부한 사람’도 참여 가능토록 해, 시민단체나 지역단체의 광범위한 참여 문도 열었다.

정 의원은 “서울시 장기전세주택의 공급·관리업무를 수행하는 SH공사는 집값 및 전세가격 상승을 이유로 작년 하반기부터 연장계약 대상 전체 세대에 대해서 일방적으로 법적 상한선인 5%를 획일적으로 적용·인상하여 입주자들의 민원이 크게 증가한 바 있다”며 인상폭 제한 필요성을 강조했다.

서울시 장기전세주택은 2007년 무주택 서민중산층의 주거난을 해결하겠다는 취지로 도입한 사업으로, 현재 약 3만3000세대가 공급됐다. 이곳에서는 최장 20년간 시세의 80% 이하 가격으로 거주가 가능하다.

다만 최근 집값 급등에 지난해부터 SH공사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재계약 시 법정 최고 인상률 5%를 적용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2년 가까이 동결했던 조치를 끝내면서, 연장 계약 대상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서울시는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서울시 장기전세주택 임대료가 10년 가까이 동결된 결과, 주변 시세의 40% 수준까지 내려갔다고 항변한 바 있다.

서울시는 장기전세 수익이 임대주택 건설비로 재투자하고 관리 운영비로 활용되야 하지만, 보증금 인상 유예에 따른 부족분을 시 재정으로 보전하고 있는 형편으로 인상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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