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서울 건당 응찰자 6.35명
.전월보다 3명 가까이 많아져
경기도는 평균 9.46명이나 응찰해
낙찰가율 100% 이상…고가낙찰 여전
[헤럴드경제=박일한 기자] 지난달 26일 서울중앙지법 경매10계. 감정가 3억9500만원인 서초구 서초동 ‘래미안서초유니빌’ 49㎡(이하 전용면적)가 경매에 나왔다. 이날 진행한 유일한 아파트 경매여서 관심이 컸다. 경매 결과 모두 6명이 응찰해 4억5880만원에 입찰한 권모씨가 새 주인이 됐다.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116%를 기록했다.
같은 날 서울남부지법에서 경매가 진행된 강서구 방화동 ‘방신서광’ 113㎡에도 6명이 응찰했다. 감정가 6억7200만원인 이 아파트는 7억6500만원에 낙찰됐다. 낙찰가율은 114%로 뛰었다.
새해 들어 법원에서 진행하는 아파트 경매에 다시 사람들이 몰리고 있다. 응찰자가 많아지면서 평균 낙찰가율도 100% 이상 고가낙찰을 이어가고 있다.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 1월 법원 경매시장에서 서울 아파트 경매의 건당 응찰자수는 6.35명으로 전월(3.4명)보다 2.95명 늘었다. 이는 지난해 9월(7.21명) 이후 가장 많은 응찰자수다.
이런 분위기는 경기도와 인천 아파트 경매에도 나타난다. 같은 달 경기도에서 진행된 아파트 경매의 건당 응찰자수는 9.46명으로 전월(6.86명)보다 2.6명 증가했다. 인천 아파트도 건당 5.68명이 응찰해 전월(4.71명) 보다 0.97명 많아졌다.
응찰자수 증가는 높은 낙찰가율로 이어진다. 서울 아파트 경매 평균 낙찰가율은 103.1%로 전월(103.5%)과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 경기도는 103.3%, 인천은 109.2%로 전월과 비슷하거나 소폭 올랐다.
낙찰가율이 100% 이상이라는 건 경매 응찰자들이 집값이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감정평가사들이 책정한 감정가보다 평균적으로 높은 가격에 입찰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최근 주택매매시장에서 대출 및 세금 규제로 거래량이 크게 줄면서 집값 상승세가 주춤하지만, 경매시장 분위기는 여전히 상승쪽으로 흐르고 있다는 뜻이다.
고가 낙찰사례는 속출하고 있다. 특히 경기도에는 10명 이상이 응찰해 감정가 보다 30% 이상 높은 가격에 낙찰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 27일 수원지법 안산지원에서 경매가 진행된 경매가 대표적이다. 이날 이 법원엔 감정가 2억5000만원인 시흥시 정왕동 ‘신동아’ 85㎡가 경매에 나왔는데, 16명이 응찰해 3억3899만원에 낙찰됐다. 낙찰가율은 136%까지 올랐다.
같은 날 이 법원에선 감정가 2억원인 시흥시 정왕동 주공 아파트 60㎡의 경매도 진행했는데 12명이 몰려 2억6099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낙찰가율은 130%나 됐다.
지난달 진행된 수도권 경매 중엔 응찰자가 40명 가까이 몰린 사례도 나왔다. 1월11일 수원지법에서 진행된 감정가 1억3500만원인 오산시 원동 ‘대원’ 아파트 60㎡엔 39명이 참여해 2억6133만원에 낙찰됐다. 낙찰가율은 194%나 됐다. 감정가의 두 배 수준에서 새 주인을 찾았다는 이야기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경매시장에서도 수도권 중저가 아파트의 인기가 높다”며 “경매를 통해 시세보다 싸게 사려는 응찰자들이 다시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