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아이티그린 박순용 대표

난연 부직포·편직물 3년전 상용화

기능성 입증...해외 시험요청 쇄도

車휠가드·건축용 차음재도 개발

기보 재기지원 보증 성공 마중물

매트리스 시장에 ‘난연’ 바람이 거세다. 화재 시 불이 옮겨붙지 않고 자연진화돼 인명피해를 줄일 수 있어 ‘생존소비’ 트랜드 속 판매량이 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난연 매트리스의 소재인 방염패딩원단 시장에서 국내 시장을 넘어 해외 진출을 목전에 둔 중소기업이 주목받고 있다. 친환경 섬유·건축자재 강소기업 디아이티그린(대표 박순용·사진)이 그 주인공.

환경공학 엔지니어 출신 박순용 대표가 2009년 설립한 디아이티그린은 2016년 난연매트리스에 사용되는 난연 부직포·편직물을 개발해 2018년 상용화에 성공했다. 현재 국내 생산되는 난연 매트리스에 사용되는 원부자재들은 대부분 자사 생산 제품이라는 게 박 대표의 설명이다.

국내 시장에서 기능성을 인정받은 난연 매트리스 자재는 해외 바이어들의 문의도 잇따르고 있다. 굴지의 글로벌 매트리스 업체들에서 제품 테스트를 하겠다는 요청이 줄을 잇고 있다. 여기에 2018년 촉발된 미-중 무역분쟁으로 미국 업체들이 유리섬유를 소재로 한 난연재를 생산하던 중국산 제품을 보이콧하기 시작하며 디아이티그린의 글로벌 입지는 갈수록 넓어지고 있다. 박 대표는 “세계 최대 매트리스 생산국인 미국은 이미 2007년부터 난연매트리스 사용이 의무화되고 있다. 그런데도 원부자재를 직접 생산하는 기업이 드물어 우리 회사의 해외진출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 “연산 100만개 이상의 매트리스를 생산하는 글로벌 업체와 자재 공급계약이 이달 결정되면 회사 매출은 크게 늘 것”이라고 설명했다.

디아이티그린 진천공장의 내 난연 원부자재 생산라인. [디아이티그린 제공]
디아이티그린 진천공장의 내 난연 원부자재 생산라인. [디아이티그린 제공]

재활용 건축자재, 자동차부품은 디아이티그린의 기술력이 집약된 주요 제품군이다. 2009년 창업 당시 자동차 생산공정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을 재활용해 플로어 카펫을 생산하는 기술을 확보했다. 우레탄 폐기물에 섬유를 혼합하는 하이브리드 기술로 자동차용 휠가드를 생산하는 데도 성공했다.

디아이티그린은 이 기술을 활용해 건축물에 들어가는 층간 차음재와 방음용 흡음재 생산까지 발을 넓혔다. 기존 유리섬유 소재 제품에 비해 가격경쟁력과 폐기물 재활용 측면에서 월등해 향후 성장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박 대표는 “내년부터 층간소음차단 1등급 기술을 확보한 메이저 건설사의 7개 사업장에 자사 차음재 공급을 확정했다”며 “건설업계에 층간소음 차단 경쟁이 치열해지면 차음재 매출은 수 천억원까지 불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디아이티그린의 성장가도에는 우여곡절도 많았다. 시장상황의 급변으로 기술 확보에 성공했던 아이템이 물거품이 되는가 하면, 2017년에는 공장 3개동 가운데 2개동이 전소되는 화재사고로 설비와 자재를 한 순간에 잃기도 했다. 2018년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는 등 존폐위기 속에서도 기술 개발은 멈추지 않았다. 그 결과가 초읽기에 들어간 해외진출 성과로 이어졌다는 게 박 대표의 설명이다.

디아이티그린의 재기에는 기술보증기금의 ‘재도전 재기지원보증 사업’이 지렛대가 됐다. 당장 위기를 겪고 있지만 우수한 기술력을 보유해 재기가능성이 높은 재도전 기업인에 대해 채무조정과 신규보증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기존 채무를 최대 75~90%까지 감면해준다. 30억원 한도내에서 신규 보증도 지원된다. 디아이티그린은 지난 4월 기보로부터 5억원의 재도전 재기지원보증을 확보, 이를 난연 패드와 건축자재 생산설비 확대에 활용했다. 늘어난 설비를 운용하는 인력 충원에도 기보의 지원이 큰 도움이 됐다고 박 대표는 말했다.

박 대표는 “2019년 매출 39억원에서 올해는 60억원 정도로 2배 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내년 건축자재 매출이 확대되면 100억원을 넘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디아이티그린은 기보가 주최한 2021년 재기지원 스토리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김종호 기보 이사장은 “사업의 실패원인이 다양한 만큼 재기지원 방안도 다양해야 한다. 재기지원보증을 지원하고 우수사례를 발굴해 다른 성실 실패 기업인들이 두려움 없이 재도전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유재훈 기자


igiza77@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