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017년 SK실트론 지분인수 과정에서 제기된 사업기회유용 및 사익편취 의혹을 직접 해명하기 위해 15일 공정거래위원회 전원회의에 출석했다.
최 회장은 이날 오전 검은색 제네시스 차량을 타고 공정위 세종 청사에 도착했다. 남색 정장에 남색 넥타이 차림을 한 최 회장은 오른손에 서류봉투 하나를 쥔 채 청사 안으로 들어왔다. 이 자리서 ‘직접 소명하러 온 이유가 무엇이냐’, ‘사익 편취나 부당 지원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근거는 무엇이냐’ 등을 묻는 취재진에 특별한 답변은 하지 않았다. 곧장 안내데스크로 이동해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손목 체온측정을 한 뒤 방문증을 받아 목에 걸고 4층 심판정으로 이동했다.
이날 전원회의는 최 회장의 지분 취득이 ‘사업기회’에 해당되는지 여부가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공정거래법(제23조)은 특수관계인에 ‘회사가 직접 또는 자신이 지배하고 있는 회사를 통하여 수행할 경우 회사에 상당한 이익이 될 사업기회를 제공하는 행위’를 금하고 있다. 그러나 SK는 대주주의 계열사 취분 취득은 그간 국내외에서 법적으로 문제된 바 없으며 오히려 책임경영, 기업가치제고 등의 차원으로 해석돼왔단 입장이다. 지난 2016년 대만 홍하이그룹이 궈타이밍 회장과 함께 일본 샤프를 인수할 당시에도 양국 경쟁당국은 문제제기를 하지 않았다.
최 회장의 지분 인수 과정을 두고서도 공방이 예상된다. 시민단체는 SK가 이사회 개최도 없이 최 회장을 위해 잔여 지분에 대한 미인수 결정을 내렸단 주장이다. 그러나 SK는 공정거래법상 지분 미인수는 이사회 의결 사안이 아니며, 이사회 소위원회인 거버넌스위원회에서 이에 대한 숙고를 거쳤단 입장이다. 또 최 회장이 취득한 지분은 공정경쟁입찰에 따른 것으로 당시 실트론이 공개매물로 나와 이해관계가 다른 복수의 채권단과 주관사 등이 참여한 상태에서 특정인 특혜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 밝히고 있다.
이날 전원회의 심의는 심사관의 심사보고, 피심인(기업)의 의견진술, 심사관의 의견진술, 위원들의 질문 및 사실관계 확인, 심사관의 조치 의견 발표, 피심인의 최후진술 순으로 진행된다. 심의가 종료되면 위원들만 비공개로 모여 위법 여부, 조치 내용 등 의결 내용을 합의한다.
이날 전원회의에는 9명의 위원 중 4명이 제척·기피 사유로 빠지면서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을 포함한 5명의 위원만 참석했다. 최소 의결 정족수가 5명이기 때문에 5명의 위원 중 단 한 명이라도 법 위반이 아니라고 판단할 경우 무혐의 처분이 내려지게 된다. 통상 심의 당일 의결 내용을 합의하지만, 위원 간 의견이 엇갈리거나 시간이 부족할 경우 별도 기일을 정해 합의를 이어서 진행할 가능성도 있다. 합의 결과는 일주일 뒤 발표될 예정이다.
전윈회의의 이번 결정은 향후 재계 총수의 인수·합병(M&A) 참여에 대한 잣대가 될 수 있다. 이번에 최 회장에 대한 중징계가 내려질 경우 그룹 총수들의 투자 반경을 좁히고 의욕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단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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