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지오센트릭, 한화임팩트. 언뜻 이름만 보고서는 어떤 업종인지 단박에 이해하기 어렵다. 이들은 석유화학 기업으로 SK종합화학, 한화종합화학에서 각각 사명을 변경했다.
바뀐 이름에는 이 기업들이 앞으로 나아갈 방향이 있다. SK지오센트릭에는 지속가능한 지구(geo)를 중심(centric)에 두고 순환경제의 선두주자가 되겠다는 포부가 담겼다. 한화임팩트는 기술 혁신을 통해 인류와 지구에 긍정적인 ‘임팩트’를 창출하겠다는 뜻을 담았다. 나아가 ‘탄소중립’이라는 시대의 요구에 부응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의지도 녹아 있다.
국내 최초 석유화학 기업 SK지오센트릭은 ‘도시 최대 유전’이라는 목표로 폐플라스틱을 녹여 새로운 플라스틱을 만들 준비를 하고 있다. 한화임팩트도 액화천연가스(LNG) 복합발전에 수소를 섞어 탄소배출을 줄여나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SK지오센트릭은 국내 최초로 열분해유를 정유·석유화학공정에 투입했다. 열분해유는 폐플라스틱을 재처리해 만든 액체원료다. 친환경 원료유로 재사용하기 위해서는 후처리 기술이 중요하다. SK지오센트릭은 열분해유 생산 기술력에 주목해 국내 중소기업인 에코크리에이션과 손잡았다. 2024년엔 미국 열분해 전문업체 브라이트마크의 기술과 SK의 자체 기술을 결합한 대규모 열분해유 공장을 울산에 건설하기로 했다.
한화임팩트는 수소를 섞어 연소할 수 있는 가스터빈 개조 기술 보유 기업 미국 PSM과 네덜란드 토마센에너지의 지분을 100% 인수했다. 이를 통해 수소혼소율 25%가 적용한 세계 최초 상업발전 사례도 확보했다. 이어 수소혼소율을 40%까지 높인 가스터빈 개조 사업도 미국에서 수주했다. 이 역시 세계 최초다.
SK지오센트릭은 열분해유 기술 확대 적용을 위해 내년 3~4월 가동을 목표로 환경과학기술원 내에 100t 규모 열분해유 후처리 데모플랜트 설비를 짓고 있다. 한화임팩트는 한국서부발전 평택1복합2호기를 충남 대산 공장으로 옮겨 실증 작업을 하고 있고 내년 2~3월 완료할 예정이다.
이처럼 기업들이 치열한 기술 경쟁에 나서고 있지만 정부의 초기 인센티브와 전 사회적 공감대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따른다. 송용선 한화임팩트 수소사업부 상무는 “수소를 한국이 어떻게 선도할 수 있을지 종합적인 의사결정과 공감대가 형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종호 SK지오센트릭 그린비즈추진그룹 부사장도 정부 주도로 탄소감축에 대한 인센티브의 제도적 기반이 마련돼야 한다고 했다.
탄소중립 사회를 구현하기 위해 기술력 확보보다 정부의 제도적 지원이 더 시급한 이유다.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발전비율 30%를 달성, 2050년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 목표치만 내세울 것이 아니다. 관련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기업들이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는 기반 마련이 급선무다. 제도 지원 없이 기업들만 뛴다면 탄소중립으로 가는 길은 외롭고 고단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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