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디자이너, 신기술과의 융합 ① 인력 부족...신산업 연계가 답
디자인학과 92%가 예술대 소속
실무 힘든 전통 디자인교육 한계
KIDP, 신기술융합교육 지원 박차
美 CES서 혁신상 수상 등 성과
“국내에서 한 해 배출되는 디자인인력은 연간 2만명이 넘는다. 많은 인력이 쏟아지고 있지만 실제 기업의 디자인 인력난은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산업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디자인·신기술 융합인재가 없기 때문이다.”
한 IT 스타트업 인사담당자는 UX디자인 관련 인력채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산업디자인 전공자라고 해도 조형 중심으로 교육을 받아온 만큼 당장 필요한 실무능력을 기대하긴 힘들다는 것. 국내 산업디자인 인력시장의 현주소이자 전통 디자인교육의 한계다.
산업의 패러다임이 급변하고 있음에도 우리나라의 디자인교육은 전통산업에 맞춰 실시되고 있다. 디자인을 ‘꾸미기’와 ‘설계’로 이분화해 조형 중심 또는 공학 중심으로 분리해 교육하고 있어서다.
경영컨설팅 업체 크리액티브 분석에 따르면, 2018년 엔지니어링디자인 분야 인력수요는 3300명인데 반해 공급은 940명. 인력수급 불균형이 2360명에 이른다. 실제 국내 디자인교육은 디자인을 미술(Fine Art)의 한 분야로 인식해 조형 중심(Styling) 위주의 실습으로 운영되고 있다. 디자인학과 92%가 미대 등 예술대 소속인 실정. 정부도 대학 차원에서 디자인·엔지니어링 융합교육을 실시할 것을 권고하지만 그것 뿐이다.
이같은 인력수급의 미스매치를 해소하기 위해 정부와 유관기관, 몇몇 대학을 중심으로 신산업 융합디자이너 양성 정책이 실시되고 있어 그나마 다행. 대표적 케이스가 한국디자인진흥원(KIDP)의 ‘신기술융합디자인 인력양성지원사업’이다. 지난 2015년 ‘창조혁신형 디자인인력양성사업’으로 시작돼 지난해 지원인력과 규모가 대폭 커졌다. UNIST, 고려대, 홍익대, 한서대 등 8개 대학이 참여한다. 이 사업은 신산업 분야 특화 석·박사급 우수 디자인 전문인력을 양성·공급하는 게 목표다.
KIDP는 향후 4년간 140억원을 투입해 신산업 디자인 전문인력 770여명을 양성할 계획이다. 이 사업은 디자인과 IoT, 로봇, 모빌리티, AI, AR/VR 등의 12대 신기술을 융합한 신기술분야융합디자인 석·박사 교육과정이 운영된다. 지난해의 경우 이 사업을 통해 교육을 수료한 취업 대상자 13명 전원이 대기업, 공공기관 등에 채용됐다.
또 31개 산학프로젝트 중 27개 시제품 제작이 완료됐고, 2건은 기술이전까지 이뤄졌다. 올 초에는 세계 최대 규모 가전·전자제품 박람회인 미국 CES에서 혁신상을 수상하는 등 국내외 디자인상 수상만 18건에 달한다.
윤상흠 KIDP 원장은 “디자인과 신기술 분야를 융합한 전문인력 양성을 위해 석·박사 교육과정 확대 운영하겠다. 이를 통해 현장 중심의 산학프로젝트 운영 및 2차 성과를 창출할 것”이라며 “특성화된 전문인력 양성으로 취업·창업 역량을 강화하고 신기술 분야의 지역산업 및 유망 중소·중견기업의 디자인 기술력, 경쟁력 향상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유재훈 기자
igiza77@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