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제조사 ‘사태 장기화’ 걱정
2024년까지 부족 지속 가능성
철강 등 원자잿값 상승도 부담
글로벌 주요 자동차 제조사들이 반도체 부족 사태가 예상보다 더 장기화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특히 자동차 업계에선 최근 플라스틱, 철강 등 원자재 가격이 지속 상승하고 있어 자동차 가격 상승이 불가피하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폭스바겐, 다임러, 포드 등 유럽과 미국의 주요 기업들은 6일(현지시간) 독일 뮌헨에서 열리는 ‘IAA모빌리티 2021’ 개막을 앞두고 CNBC 기자와 만나 반도체 부족 사태가 언제 해결될 지 기약이 없다며 크게 우려했다.
유럽 최대 자동차 회사인 폭스바겐의 헤르베르트 디스 최고경영자(CEO)는 차량용 반도체 부족 사태로 인해 시장 점유율이 떨어졌다며 현재 상황에 대해 “정말로 크게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사태로 세계 여러 지역 중 중국에서 큰 타격을 입었고, 시장 점유율이 떨어졌다”면서 “중국에서 반도체 확보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폭스바겐 측은 올 여름 휴가철 이후 상황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했으나, 전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고 했다. 폭스바겐 협력업체가 많은 말레이시아에서 최근 몇 주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재확산하면서 다수 공장이 문을 닫았기 때문이다.
디스 CEO는 “각국이 코로나19 확산을 줄이면 반도체 문제가 해결되겠지만, 앞으로 당분간은 부족 사태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사물인터넷(IoT)이 너무 빨리 성장하고 있기 때문에 전반적인 반도체 공급 부족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라면서 “우리가 직접 그 문제를 해결하기엔 한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 자동차 회사 포드의 유럽이사회 의장인 군나르 헤르만은 차량용 반도체 부족 사태가 2024년까지도 계속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전기차 생산이 늘어나는 최근 추세도 반도체 수급 문제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고 진단했다.
예를 들어 포드의 내연기관 차량인 ‘포커스’ 1대에는 반도체 300개가 들어가지만, 이 회사의 신형 전기차에는 반도체 3000개가 들어간다는 것이다. 반도체뿐만 아니라 최근 가격이 치솟고 있는 원자재 가격도 풀어야 할 숙제다.
헤르만 의장은 “반도체뿐만이 아니다. 이제 철강, 플라스틱, 리튬 등 원자재 공급 부족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면서 “포드는 새로운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고 있어 자동차 가격도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자동차 공급은 어려운 상황이지만, 자동차 수요는 폭증하고 있다.
헤르만 의장은 “유럽의 자동차 수요는 ‘환상적’”이라면서 “자동차 수요는 정말 엄청나게 높다”고 부연했다.
독일 다임러의 올라 켈레니우스 CEO도 “반도체 공급 문제가 내년까지 영향을 주고, 그 다음 해에야 완화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켈레니우스 CEO는 “3분기에 반도체 부족 사태로 가장 심한 타격을 받을 것”이라면서 “4분기에는 회복이 시작되기를 바란다. 다만 불확실성이 남아 있어 유연해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CNBC는 현재의 반도체 부족 사태는 어떤 산업 분야보다 자동차 업계에 큰 타격을 주고 있다면서 최근 제조되는 차량 중에는 반도체 기능을 뺀 차량이 등장하고 일부 제조 라인은 멈춰 서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영국에서 7월 차 생산량은 1956년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세계 최대 자동차 부품 공급업체인 보쉬는 반도체 공급 부족 사태는 자동차 업계에만 국한된 게 아니라고 보고 있다.
하랄드 크뢰거 보쉬 이사는 “자동차에서 게임기, 전동 칫솔까지 전 세계 거의 모든 산업 분야에서 반도체 부족 현상이 문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수한 기자
soohan@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