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의 ‘무노조경영 폐기’ 결실

지난해 11월 이후 30여차례 교섭

12일 임단협 체결·화합 선언문도

출소 이후 사회공헌·ESG 활동 등

대국민 신뢰 회복에 주력할 듯

삼성전자 노사가 12일 창사 이래 처음으로 단체협약을 제정하면서 그룹 노사관계에 새 이정표를 세우게 됐다. 이재용(사진) 삼성전자 부회장이 선언한 ‘무노조 경영 폐기’ 약속이 마침내 결실을 맺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날 삼성전자 노사는 경기 용인시 기흥캠퍼스 나노파크에서 단체협약 체결식을 개최하고 ‘상생의 노사 관계’를 다짐하는 화합 선언문도 채택한다. 노사는 지난해 11월 상견례를 겸한 1차 본교섭을 시작으로 지난 9개월간 30여 차례에 걸쳐 교섭을 벌였다.

단체협약은 노동조합법에 따라 취업규칙이나 개별 근로계약보다 우선하는 직장 내 최상위 자치 규범이다. 삼성전자 노사 합의안은 노조 활동 보장과 산업재해 발생시 처리 절차, 인사 제도 개선 등 95개 조항으로 구성됐다.

지난해 11월에 열린 삼성전자 단체교섭 상견례에서 노사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삼성전자 제공]
지난해 11월에 열린 삼성전자 단체교섭 상견례에서 노사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삼성전자 제공]

이에 앞서 삼성디스플레이 노사가 올해 1월 먼저 단체협약을 체결하고 7월에는 임금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지난 10일에는 삼성SDI 노사가 단체협약을 체결하고 ▷노사 간 정기 대화채널 운영 ▷울산지역 노동계와 네트워크 구축 등 상생방안 시행 등을 발표했다.

특히 삼성전자의 단체협약 체결 다음날인 13일은 이 부회장이 가석방으로 출소하는 날이어서 의미가 더 크다는 지적도 있다.

이 부회장은 국정농단 사건 등 여러 수사·재판을 받으며 “부정적 과거와 단절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해 왔다. 지난해 5월 대국민 기자회견에서 이 부회장은 “삼성의 노사 문화는 시대의 변화에 부응하지 못했다”고 사과하면서 “이제 더 이상 삼성에서 ‘무노조 경영’ 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가석방 이후 경영 정상화에 못지않게 대국민 신뢰 회복에도 주력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를 위해 준법경영과 ESG(환경·사회·거버넌스) 경영 확대에 주력할 가능성이 크다.

삼성은 실효성 있는 준법감시·통제를 위해 독립적인 준법 감시기구인 ‘삼성준법감시위원회’를 지난해 2월 설치했다. 이 부회장은 올해 1월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재수감된 이후 옥중 메시지를 통해 “준법위 활동을 계속 지원하겠다”고 다짐한 바 있다.

ESG경영 활동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현재 친환경 소재 사용을 통해 폐기 시 소각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량 저감, 부품 제조 시 사용되는 소재 사용량 효율화, 제품 사용 시 소비전력 최소화 등을 통해 탄소 배출량 감소에 주력하고 있다.

중소기업과의 상생과 신노사문화 장착 등도 주목할 지점으로 꼽힌다. 삼성전자가 전날 “사내 단체급식을 외부 중소·중견업체에 확대 개방한다”고 발표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사내 급식을 계열사가 부당하게 독점했다는 공정거래위원회 등의 지적에 따라 올해 상반기 사내 식당 2곳을 외부 업체에 처음 개방했고, 6곳을 추가로 개방하기로 했다. 또한 점진적으로 전면 개방할 계획이다.

삼성 준법감시위원회는 오는 17일 정기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이 부회장의 가석방 이후 첫 공식 활동이 준법감시위 방문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양대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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