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속 검사대상 확 늘어
더위 피할 방안마련 시급
“와! 우산밭이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일일 신규 확진자가 역대 최다(1615명)를 기록한 것으로 발표된 지난 14일 오후 1시께 서울 중구 보건소 내 선별진료소. 선별진료소에 들어서자마자 사람들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선별진료소 주위에 이어진 70여 개의 검은 우산이 시선을 압박했기 때문이다. 해당 우산은 선별진료소 측에서 대기자들이 더위를 피할 수 있도록 마련한 것이다.
초등학생 자녀와 선별진료소를 찾은 40대 여성 A씨는 “30분 넘게 줄을 섰다”고 설명했다. 직장인 B씨도 검사 차례를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지자 이를 활용해 “C 점장이랑 만난 사람은 문자 받지 않았어도 다 검사받아야 한다. C 점장과 폐쇄회로(CC)TV를 확인했다”는 전화를 여러 차례 돌리기도 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선별진료소를 찾는 시민들도 늘어났다. 진료소 소독과 의료진 점심 식사 등을 위해 낮 12시부터 오후 1시까지 검사가 진행되지 않는 동안에는 대기 줄이 빠르게 늘어났다. 검사가 재개될 낮 12시57분께에는 두 줄 서기로 대기하는 인원이 70명을 넘었다. 부채질에 땀을 연신 닦는 시민들에게 보건소 직원들은 비치된 검은 우산을 쓰도록 안내했다.
폭염 속에 검사 대상이 급증하면서 선별진료소들은 더위를 피하기 위한 방법을 마련하고 있다. 중구 보건소 관계자는 “하루 1000명 안팎, 오전에만 300~400명씩 선별진료소를 찾는 탓에 중간중간 의료진 등이 쉬고 소독을 하는 시간이 필요하다”며 “점심 시간대에 대기 인원이 늘어나 어제(13일)부터 시민들이 쓸 수 있도록 검은 우산 100개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같은 날 서울광장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나무 그늘이 있고 대기 인원을 위한 천막이 9개 가량이 설치돼 있기는 하나 2m 간격으로 거리를 두고 대기를 해야 하는 탓에 대부분은 땡볕에 서 있을 수밖에 없었다. 서울광장 선별진료소에 대기 인원이 많을 때는 300~400m 정도 줄이 늘어졌다. 대기 시간도 40~50분 가량 걸렸다.
이날 검사를 받으러 온 50대 남성 C씨는 “인근 사무실에서 일하다 나왔는데 이렇게 더운 데에서 10~20분만 있어도 위험할 것 같다”며 “진료소 천막이 보여서 그 밑에서 기다릴 줄 알았는데 컨테이너쪽에만 있다. 뙤약볕에 그늘막이라도 있어야 할 것 같다”고도 했다.
전문가들도 이처럼 고온에 습도가 높은 시기 땀을 많이 흘릴 경우 일시적으로 혈압이 떨어지거나 현기증을 느끼는 등 일사병, 열탈진 등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서늘한 곳에 있거나 시원한 물이나 이온음료 등을 마셔 수분과 전해질 등을 섭취하는 게 필요하지만 코로나19 검사를 위한 대기인 탓에 이조차 권하기 어렵다.
조수현 중앙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고령자나 기저 질환이 있는 분들, 전날 운동을 많이 했거나 술을 많이 마시는 등 탈수 상태인 경우 고온 다습한 환경에 노출되면 쓰러질 가능성이 많다”며 “ 요즘 같은 시기에 40~50분 정도 서 있어야 한다면 그늘을 만들어 줘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지용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도 “수분 섭취 자체가 체온을 떨어뜨리는 효과도 있으나 조심스럽다. 대기 시간을 줄이기 위해 예약 시간에 맞춰 가는 게 좋다”며 “우산을 쓰면 열을 직접 받는 것보다 훨씬 도움이 되고 자연스럽게 사람과 사람 사이 간격이 떨어지는 부수적 효과도 있다”고 했다. 주소현 기자·김희량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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