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값 전기차’를 둘러싼 경쟁이 본격화하면서 배터리 업계에서도 원가 절감을 위한 노력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원료가 되는 광물을 안정적으로 조달하기 위해 해외 광산에 투자하거나 기술력을 앞세워 소재를 차별화하는 등 원가구조 혁신에 주력하고 있다. 기존에 사용한 배터리에서 광물을 추출해 재활용하는 배터리 리사이클링도 새로운 사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올해 원자재 가격이 크게 치솟은 가운데 배터리 기업들은 가격 변동성이 큰 광물을 조기에 확보하는 것이 숙제가 됐다. 특히 배터리 가격의 40%를 차지하는 양극재의 원재료를 안정적으로 조달하기 위해 광물이 풍부한 호주, 인도네시아, 중국 등에 투자를 서두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과 포스코그룹은 지난달 니켈과 코발트 등을 생산하는 호주 QPM에 각각 120억원, 50억원을 투자해 지분 7.5%, 3.2%를 인수했다. 지분인수와 함께 장기 구매계약도 맺어 원자재 수급 이슈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이 작년 말 인도네시아와 10조원 규모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것도 니켈 확보와 관련 있다. 전 세계 니켈 생산량의 25%를 차지하는 인도네시아에서 기초 광물 채굴부터 배터리 생산까지 일괄 진행해 배터리 경쟁력을 한층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SK이노베이션도 2019년 중국 최대 리튬생산 업체인 톈치리튬의 자회사 톈치리튬퀴나나(TLK)와 수산화리튬 장기 공급계약을 체결했으며 삼성SDI도 중국 간펑리튬에 1.8% 규모의 지분투자를 단행한 바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하반기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 NCMA(니켈, 코발트, 망간, 알루미늄) 배터리 생산을 본격 시작한다. NCMA 배터리는 기존 NCM 양극재에 값싼 알루미늄을 추가한 제품이다. 니켈을 극대화해 에너지 밀도를 높이고, 값비싼 코발트는 최소화해 원가 절감을 기대할 수 있다.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도 원가 절감의 방안으로 꼽힌다. SK이노베이션은 폐배터리에서 수산화리튬을 뽑아내는 사업에 나섰다. 독자 개발한 기술로 사용 후 배터리에서 수산화리튬 및 니켈, 코발트 등 금속 자원을 회수해 이를 다시 양극재 제조에 활용하는 방식이다. 기존 리튬 광산에서 채굴하는 것을 대체해 탄소절감은 물론 원가도 낮출 수 있다는 계산이다.

SK이노베이션 김준 총괄사장은 지난 1일 ‘스토리데이’에서 “내년 시험 생산을 위한 공장 설립을 진행 중”이라며 “2024년 상업 생산이 이뤄지면 2025년 연 30GWh에 이르는 배터리를 재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원가를 낮추기 위해서 고용량 소재와 셀 대형화 등을 구현하는 것이 부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현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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