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위력성폭력사건공동행동, ‘고소장 1년’ 된 8일 성명

“서울중앙지검에 묶인 고소 수사·피해자 신원공개 기소 더뎌”

유족, 코로나 확산세에 ‘조계사 1주기 행사’ 가족끼리 치러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영정. [연합]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영정. [연합]

[헤럴드경제=주소현 기자] 성추행 혐의로 고소를 당한 직후 극단적 선택을 한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사망한 지 1년이 지났으나 여전히 피해자가 무고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피해자 측은 “고소 사건 수사가 마무리돼야 피해자를 향한 2차 가해와 공격이 멈출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서울시장위력성폭력사건공동행동(이하 공동행동) 측은 9일 “피해자가 겪은 범죄가 존재했다는 걸 수사기관에서 어느 정도 확보한 정황 등을 기반으로 발표하기를 기다리고 있다”는 입장을 다시 강조했다.

공동행동 관계자는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경찰이 성추행 고소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으나 검찰은 수사를 마무리하지 않았다”며 “피고소인의 사망으로 인한 ‘공소권 없음’이 재판에 넘기지 못한다는 뜻일 뿐 수사를 멈추라는 의미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사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피해자는 아무 근거도 없이 고소한 사람으로 불린다”고 덧붙였다.

공동행동은 지난 8일 박 전 시장에 대한 고소장 접수 1년을 기점으로 낸 성명에서도 “수사기관이 ‘공소권 없음’을 핑계로 지지부진하게 시간을 끄는 동안 피해자, 변호인, 지원단체에 대한 공격은 나날이 심해졌다”며 “‘무혐의’ 처분을 ‘무죄’로 ‘무고’의 증거로 악용하는 사회”라고 비판했다.

이어 “여전히 피해자의 ‘일상으로의 복귀’는 요원한 상황”이라며 “(서울)중앙지검에 묶인 원 고소 사건의 수사는 언제 마무리될지 알 수 없고, 악의적으로 피해자의 신원을 공개한 자들에 대한 기소도 진척이 더디기만 하다”고도 지적했다.

박 전 시장은 지난해 7월 8일 강제추행·성폭력처벌법위반(통신매체이용음란·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성추행) 혐의로 고소를 당했다. 그는 같은 달 9일 오전 ‘모든 분에게 죄송하다’는 메모를 남기고 실종됐다가 다음날 새벽 숨진 채 발견됐다.

고소장을 접수한 경찰은 고소 사건에 대한 수사를 5개월간 이어 갔으나 의혹을 풀지 못한 채 사건을 종결했다. 지난해 12월 29일 서울경찰청은 “피해자와 참고인을 조사하고 제출 자료를 검토했으나 박 전 시장이 사망한 채 발견돼 관련 법규에 따라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 사건은 서울중앙지검에서 수사가 종결되지 않은 상황이다.

수사기관이 아니더라도 성추행 의혹 규명은 가능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 1월 25일 박 전 시장의 성적 언동이 성희롱에 해당한다는 결론을 냈다. 피해자 측의 직권조사 요청에 따라 인권위에서 5개월에 걸쳐 51명의 서울시 전·현직 직원과 지인에 대해 조사하고 피해자 휴대전화 디지털 포렌식 분석 자료와 서울시, 경찰, 검찰, 청와대 등이 제출한 자료를 검토한 결과다.

인권위는 지난 3월 낸 결정문에서도 “부하 직원을 성적 대상화한 것”이라며 “합리적인 피해자의 입장에서 성적 굴욕감과 혐오감을 느낄 수 있는 행위”라고 적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럼에도 무고를 주장하거나 2차 가해를 한 데 대한 수사는 최근까지 진행됐다. 서울경찰청은 지난달 11일 피해자의 실명이 담긴 편지를 공개해 성폭력범죄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를 받는 김민웅 경희대 미래문명원 교수와 오성규 전 서울시 비서실장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부터 박 전 시장에 대한 추모 행사가 진행된다. 이날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조계사 대웅전에서 1주기 행사가 진행됐다. 당초 법당 내부에 유족이, 대웅전 뜰에서 추모객이 참여할 예정이었으나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취소됐다. 경남 창녕 묘역에서 10~11일 박 전 시장의 유족이 참배객을 맞이하려던 일정도 진행하지 않게 됐다.


addressh@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