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랑구 소유 공원 부지 내 길고양이 급식소에서 다툼
시민단체 “6월 한 남성 침입…생후 2주 고양이 있는 쉼터 밟아”
“고양이 관리하던 회원에게 플라스틱 물그릇 던져” 주장도
폭력·동물보호법 위반·재물손괴 고발…엄벌촉구 탄원 진행
해당 남성 “집어던진 쉼터에 고양이 없어”…관련 혐의 부인
[헤럴드경제=주소현 기자] 새끼고양이들이 들어 있는 상자를 집어던지고, 고양이들을 돌보던 ‘캣맘’을 폭행하는 등 길고양이들의 끼니를 챙겨주는 ‘길고양이 급식소’를 망가뜨린 혐의를 받는 남성에 대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그러나 해당 남성은 물건을 집어던진 건 맞지만 폭행하려는 의도가 아니었으며, 고양이 발톱 때문에 외제차인 자신의 승용차 수리비가 수백만원 나오는 등 피해를 봤다고 주장하고 있다.
7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 중랑경찰서는 해당 남성 A씨에 대한 폭행, 동물보호법 위반, 재물손괴죄 고발장을 접수하고 이 사건을 수사과에 배당했다. 시민단체 동물권행동카라에서 이달 6일 길고양이 급식소를 훼손하고 폭력을 행사했다며 김씨에 대한 고발장을 제출한 데 따른 것이다.
카라 등에 따르면 A씨는 지난달 14일 오후 10시께 서울 중랑구의 한 지하철역 인근 공공녹지대에 차려진 길고양이 급식소를 치우겠다며 태어난 지 2주 된 새끼고양이 두 마리가 쉬고 있던 고양이쉼터를 집어던졌다.
A씨는 길고양이 급식소를 관리하는 지역 동물보호 시민단체 ‘중랑구길고양이 친구들(중랑길친)’ 회원의 얼굴에 일회용 플라스틱 용기를 집어던지기까지 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랑길친 회원 B씨는 “안경을 낀 사람의 얼굴을 향해 사료와 캔 등이 들어 있는 그릇을 던졌다”며 “피해자가 몸을 틀어 다행히 등과 목 쪽으로 맞았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고발에 나선 카라 관계자는 “중랑길친 회원들이 급식소에 도착해 먹이를 주고 돌보는 상황을 보고 다가와 촬영하고, 촬영에 항의하자 ‘이런 것 좀 치우라’며 도발하듯 폭력을 행사했다”며 “던져진 새끼고양이는 이틀간 한쪽 눈을 못 뜨는 상태였고 폭력을 당한 회원들은 극심한 불안감과 스트레스를 호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행히 이 고양이는 건강을 회복하고 눈을 뜬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플라스틱 용기나 상자를 집어던진 것은 맞지만 고양이나 사람에게 직접적으로 폭력을 행사한 건 아니라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A씨는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집어던진 상자 안에 고양이가 있는 줄 몰랐다”며 “밤낮으로 울던 고양이가 천막을 걷어내고 사람들이 소리치는 중에 아무런 소리도 내지 않는 게 말이 되느냐”고 맞섰다. 이어 “고양이들이 A씨의 외제 차량을 발톱으로 지속적으로 긁어 수리비가 수백만원가량 나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고양이에게 밥을 줄 거면 피해가 가지 않게 대책을 세워야 하는데 되레 차를 다른 곳에 세우거나 차량 덮개를 구입해서 주며 씌우라는 식”이었다며 “구청에 항의를 했고 급식소를 직접 정리하려 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중랑구에 따르면 고양이로 인한 소음, 차량 파손 등을 이유로 해당 급식소 폐쇄 민원이 여러 차례 들어오기도 했다. 중랑구는 해당 길고양이 급식소에 대한 민원이 지속되자 한때 폐쇄를 검토하기도 했으나 길고양이 급식소 관리를 담당하는 중랑길친 측과 협의 끝에 지난달 초 시설을 축소해 유지하는 범위 내에서 운영을 허가했다.
중랑구 관계자는 “민원이 있었으나 길고양이에게 밥을 주는 것을 불법으로 규정하거나 금지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길고양이를 관리하면 긍정적 효과도 있어 주민에게 양해를 구하고 상호 간 조정을 부탁했다”고 설명했다.
중랑구는 2019년부터 구 내 공원 등에서 17개의 길고양이 급식소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지난 3월 25일 신설된 서울시 동물보호조례에 따라 시장이나 구청장은 개체 수 조절과 쾌적한 도시환경을 목적으로 소공원이나 근린공원에 길고양이 급식소를 설치할 수 있다.
다만 해당 급식소는 길고양이 먹이공급과 중성화 등을 하려 중랑길친에서 지하철역 인근 녹지에 마련한 곳으로, 구에서 직접 운영하는 급식소는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카라 관계자는 “급식소를 통한 안정적인 먹이제공은 고양이 개체 수와 건강관리를 위해서도 필요하다. 굶주린 고양이가 쓰레기봉투를 뜯거나 울음을 내는 것을 막는 데에도 효과적”이라며 “고양이를 돌보는 것은 불법이 아니고 폭력은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밝혔다.
카라는 지난 6일 오후 6시께부터 ‘중랑구 캣맘 폭행 사건’의 엄벌을 촉구하는 탄원 서명도 온라인으로 진행하고 있다. 이날 오후 3시30분 현재 6000명이 넘는 인원이 탄원에 참여했으며 서명 인원이 목표한 1만명을 넘어서면 카라 측은 경찰에 탄원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addressh@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