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위 20% 1.7%오를 때 상위 20%는 41.5% 급등
5분위 배율 2017년 5.0→2021년 6.9
지난해 7월 전·월세 2법 시행 이후 격차 커져
서울은 상·하위 구분 없이 모두 올라
[헤럴드경제=최정호 기자] 전세 시장에도 양극화 바람이 거세다. 주택의 실제 거주 가치를 반영한다는 전세 가격도 쏠림 현상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의미다.
8일 KB국민은행이 조사한 월간 주택가격 동향에 따르면 5월 전국 아파트 전세 가격의 5분위 배율은 6.9로 조사가 시작된 2008년 12월 이래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전국의 아파트 전세를 가격에 따라 5단계로 나눴을 때 상위 20%(5분위)의 가격과 하위 20%(1분위)의 가격 격차가 역대 최대치로 커진 것이다.
지난 5월 기준 전국 하위 20% 아파트 전세의 평균 가격은 8530만원, 상위 20%의 평균 가격은 5억9227만원으로 집계됐다. 2017년 6월과 비교해 하위 20% 아파트 전셋값은 8384만원에서 1.7% 오르는데 그쳤지만, 상위 20% 아파트 전셋값은 4억1848만원에서 41.5%나 오른 결과다.
이 같은 상·하위 아파트 전셋값 격차는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상한제가 시행된 지난해 7월 이후 더욱 심해졌다.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인 2017년 5월 5.0이던 전셋값 5분위 배율은 주택 가격 급등 속에서도 3년 간 0.6포인트 정도 오르는데 그쳤다.
하지만 소위 임대차 2법이 시행되기 직전인 지난해 6월 5.7이던 5분위 배율은 그해 9월 6.1로 처음으로 6을 넘은 뒤 다시 8개월만에 6.9까지 격차가 커졌다. 1년도 안된 기간에 오른 5분위 배율 격차가 이전 3년 간 상승폭의 2배 가까울 정도로 단기간에 격차가 벌어졌다.
한편 서울의 경우 아파트 전세 가격은 상·하위 구분없이 최근 1년간 크게 올랐다. 서울 5분위 전세 배율 상위 20% 평균 가격은 5월 기준 10억6619만원에 달했다. 수도권 30평대 아파트 가격보다도 강남 등 서울 상위권 아파트 전셋값이 더 비싸진 셈이다. 하위 20%인 1분위 아파트의 전세 가격도 2억9002만원으로 3억원에 육박했다.
실제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지난 2017년 5월 서울의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도 4억2619만원에서 올해 5월 6억1451만원으로 44.18%나 상승했다. 강남3구 등 한강 이남 11개구 지역 아파트 전세가격은 4억9022만원에서 7억1415만원으로 45.67%, 한강 이북 14개 강북 지역 아파트 전세 가격도 같은 기간 3억5098만원에서 5억115만원으로 42.78%가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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