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체류자격으로 바뀐 이주노동자 건보가입 거절

“건보제도 취지 안맞고 의료사각지대 발생 우려”

“기타 체류자격 사유 명확해 남용 가능성 낮다”

국가인권위원회. [연합]
국가인권위원회. [연합]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장기체류 자격을 받고 입국해 국민건강보험을 납부해 온 외국인의 체류자격이 변경되더라도 건강보험 자격을 유지해야 한다는 국가인권위원회의 판단이 나왔다.

인권위는 보건복지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체류자격 변경을 이유로 건강보험 지역가입이 제한되는 것은 건강보험제도 취지에 부합하지 않고 의료 사각지대가 발생할 수 있다”며 제도 개선을 권고했다고 25일 밝혔다.

인권위는 국민건강보험법 시행규칙에서 규정한 건강보험 지역가입자 요건에 ‘장기체류자로 일정 기간 건강보험 자격을 유지했던 사람’도 포함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진정인 A씨는 2015년 고용허가제(E-9)로 입국한 이주노동자로, 직장건강보험에 가입해 약 5년간 보험료를 납부해 왔다. 지난해 6월 고용허가 체류자격 기간이 만료됐지만, 체불임금 때문에 기타(G-1) 체류자격으로 국내에 머물게 됐다. 이에 A씨는 건강보험을 유지하거나 재가입하는 방법을 알아봤지만, 기타 체류자격인 외국인은 지역가입자가 될 수 없다는 답을 듣고 진정을 제기하게 됐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단기체류에 해당하는 기타(G-1) 체류자격 외국인에 건강보험 가입을 허용하면 건강보험의 사회연대 원리를 훼손할 수 있고, 건강보험 가입을 위해 해당 체류자격 신청을 남용하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논리를 폈다.

인권위는 “건강보험 가입자로서 기여금을 납부해 오던 장기체류 외국인이 체류자격이 변경됐다는 이유로 건강보험 가입자격을 상실하고 보장을 받지 못한다면, 이는 건강보험의 사회연대 원리를 훼손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기타(G-1) 체류자격은 그 자격을 받을 수 있는 사유가 명확히 정해져 있고, 해당 사유가 있다고 해서 무조건 부여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법무부장관이 인정하는 사람에 한해 부여하고 있다”며 부작용 가능성도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