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명계좌 개설 제휴연장 확실시
신한·NH농협은 재계약여부 고민
2위 빗썸은 검찰 수사가 변수
일부 자금 3위 코인원에 몰릴수도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의 ‘고객 대이동’이 예고되고 있다. 4대 가상자산 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를 제외한 가상자산 거래소의 실명계좌 개설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실명계좌를 보유한 거래소로 가상자산 투자자들의 ‘거래소 갈아타기’가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오는 9월 24일 개정된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특금법)’이 시행되면 실명계좌를 개설하지 못한 가상자산 거래소는 사실상 영업이 중단된다. 은행권에서는 가상자산 거래소와 신규 실명계좌 제휴를 하지 않겠다는 방침이 이어지고 있다.
▶케뱅 재계약 유력, 농협-신한 ‘고민 중’= 25일 코인마켓캡(CoinMarketCap)에 따르면 이날 오전 기준 국내 4대 가장사잔 거래소의 전체 거래량은 21조4665억원이다. 이 가운데 국내 1위 가상자산 거래소인 업비트의 거래량은 17조3001억원을 차지하고 있다.
업비트는 지난해 6월 케이뱅크와 실명계좌 제휴를 맺었다. 다음 달 케이뱅크는 업비트와의 실명계좌 제휴를 재계약할 지 결정한다. 현재 케이뱅크는 업비트와의 재계약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올해 들어 업비트와의 제휴 효과를 톡톡히 누렸기 때문이다.
4월 말 기준으로 케이뱅크 고객 수는 537만명으로 한 달 새 146만명이 늘었으며, 수신 잔액은 4월 말 기준 12조1400억원으로 한 달 새 3조4200억원이 늘었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업비트와의 거래는 다른 IT업체들과의 시스템 제휴까지 갖춰져 하나의 라인업을 형성한 상태”라며 “특금법 기준 보완 등을 고려하면서 재계약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비트, 코인원과 실명계좌를 거래 중인 NH농협은행 그리고 코빗과 실명계좌 거래 중인 신한은행은 재계약 여부를 놓고 입장이 엇갈린다. 지난해 10만명에 머물던 농협은행의 신규 고객 수는 가상자산 열풍으로 올해 3월 24만8602명 등으로 크게 늘었다. 신한은행의 신규 가입자 수는 지난해부터 계속 10만명대에 머물고 있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현재 결정된 것이 없는 상황에서 특금법 기준에 따른 실사를 진행 중”이라고 했고, 신한은행 관계자는 “(재계약과 관련해)어떤 것도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벌집계좌 → 실명계좌 갈아타기 가속=현재 케이뱅크, 농협은행, 신한은행과 제휴한 4곳의 거래소만 실명계좌를 보유한 상황이다. 다른 100여 개 거래소는 자체 법인계좌 하나로 투자금을 입금받는 벌집계좌로 운영 중이다. 현 시점에서 실명계좌 재계약 가능성이 높고, 국내에서 최대 거래량을 확보하고 있는 업비트로 가장자산 투자자들이 대거 몰릴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2위인 빗썸은 실소유주인 이모 전 빗썸홀딩스·빗썸코리아 이사회 의장이 사기 혐의로 검찰에 송치돼 실명계좌 재계약 요건 충족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은행연합회가 마련한 ‘가상자산 사업자(가상화폐 거래소) 자금세탁방지(AML) 위험평가 방안’ 가운데 법적 요건으로 ‘대표자 및 임직원 횡령·사기 연루 이력’이 명시돼 있다.
이 때문에 일부 자금은 3위인 코인원으로 몰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4위인 코빗은 신한은행의 제휴연장 여부 결정에 따라 운명이 갈릴 전망이다. 이승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