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음악레이블산업협회 제공]
[한국음악레이블산업협회 제공]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도래한 2020년부터 지금까지 대중음악계에서 취소된 공연으로 인한 피해액이 1840억원에 달한다는 집계가 나왔다.

한국음악레이블산업협회(이하 음레협)는 지난 20일 서울 마포구 엠피엠지 사옥에서 ‘2021년 대중음악 정책을 위한 포럼’을 진행, 지난해 2월부터 올해 5월까지 코로나19로 인한 음악산업계 총 피해액을 발표했다.

신종길 음레협 사무국장은 “이제는 물리적 한계에서 정신적 한계까지 온 상황이다. 작년 2월부터 올해 5월까지 취소 및 연기된 공연을 조사한 결과 피해액이 총 1840억 원으로 추정된다. 아예 기획조차 하지 못한 공연은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날 포럼에선 ’인디란 무엇인가‘를 주제로 다양한 논의가 진행됐다. 인디음악에 대한 규정이 명확하지 않아 추진하지 못하는 정부 정책 지원이 많다는 점에서 다시 한 번 재논의가 마련돼야 하는 상황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윤동환 음레협 부회장은 “정부 지원 정책 의견을 낼 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인디음악에 대한 규정이 명확하지 않은 점이다. 이 부분이 해결되지 않아 추진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라며 “영화의 경우 독립영화에 대해 매출액 상위 10개 배급사의 배급, 제작, 투자 영화는 독립영화에서 제외한다는 정확한 규정이 있다. 인디음악에 대해서도 이런 규정이 이제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상태 불가마싸운드 대표는 “인디가 아닌 것을 먼저 규정 짓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 개인적으로 인디라는 용어 자체가 모호하다. 뮤지션들이 직접 제작한다는 점에서 대형 자본이 필요하지 않은 구조로 규정되어야 한다”고 의견을 밝혔고, 이규영 루비레코드 대표는 “자본으로부터 독립을 최초에는 얘기했으나, 현시점에서 자본으로부터 자유로운 이들은 없을 것이다. 기본적인 자본 순환구조를 따르되 예술적 목적을 중점으로 활동하는 이들로 한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국음악레이블산업협회 제공]
[한국음악레이블산업협회 제공]

버니조 DFSB 콜렉티브 대표는 “세계적으로는 한국의 대형 기획사를 인디로 구분한다. 인디는 한국식으로 정확하게 용어 정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으며, 배태영 록스타뮤직앤라이브 매니저는 “지방에도 인디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홍대를 넘어 넓게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인디 뮤지션의 범위에 대해서도 토론이 이어졌다. 이진욱 로드타운 대표는 “인디란 자신의 아티스트성을 찾아가는 과정과 결실이라 생각한다. 기업적 마인드로만 보지 않고 정체성에 대한 정의를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밴드 코토바 멤버 다프네는 “개인적으로 직접 작사, 작곡을 하고 라이브 공연을 중점으로 활동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일정 자격요건을 신설해서 협회에서 신청, 승인하는 방식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김병찬 플럭서스 대표 역시 “산업적 측면과 정체성 측면 두 가지로 생각을 해야한다. 수직 계열화된 회사들을 제외하고 음악적 결정의 주도권을 갖는 뮤지션이나 회사들을 인디로 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음악레이블산업협회 제공]
[한국음악레이블산업협회 제공]

‘인디란 무엇인가?’에 이어 ‘소규모 공연장에 필요한 것은?’에 대한 주제로 토론이 지속됐다. 대부분의 소규모 공연장이 공연장 등록기준이 현실에 맞지 않아 일반음식점으로 운영되는 가운데, 최근 이로 인한 문제점과 피해가 빈번하게 발생하면서 소규모 공연장 별도 기준 정립이 필요하다는 목소리 또한 높아졌다.

이용하 한국공연장협회 회장은 “공연장이 유지될 수 있는 지원정책이 우선시 되어야 한다. 소규모 공연장은 한국음악의 인큐베이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라이브클럽협동조합 김대우 사무국장 역시 “공연장으로 등록된 곳과 일반음식점으로 등록된 곳은 공연의 색깔이 다르다. 다양성을 인정해줘야 하며, 현재 운영이 원활하지 않기 때문에 시설이 노후될 수 있으므로 시설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기정 프리즘홀 대표는 “공연장으로 등록을 한다고 해도 이득은 없다. 내한공연 뮤지션이나 관객들의 경우 공연과 함께 술을 즐기는 문화를 선호한다. 공연 티켓 수익만으로는 공연장을 유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현실적인 문제를 지적했다. 버니조 DFSB 콜렉티브 대표는 “해외의 경우 라이브클럽 간 논의가 활발하다. 영국의 경우 수익금의 65%가 주류 판매로 발생한다”고 해외 예시를 덧붙였다.

김하나 네스트나다 실장은 “지난해 8월 이후 주류, 음료 판매를 자체 중단해서 40% 이상 매출이 감소했다. 공연장으로 등록된 곳만 방역용품을 지원해서 방역 관련 비용도 매월 과다하게 지출되고 있다”고 현실적인 어려움을 토로했다.

박혜림 빌리빈뮤직 기획실장은 “소방시설에 대한 규제, 허가를 위한 시설 완비 등은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원을 촉구했으며 뮤지션 이후는 “지켜내고 지켜주어야 하는 존재로서의 증명이 필요하다. 인디 뮤지션과 소규모 공연장이 중요한 문화로 인식 정립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에서 업계 관계자들은 현재 활동과 운영을 유지할 수 있는 지원정책이 필요하며, 인디 뮤지션과 소규모 공연장을 구분할 수 있는 등록 시스템 신설이 선행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