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부처인 산업부, 조직개편 늦어지면서 혼선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문재인 대통령이 지시한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전담차관 신설이 6개월째 제자리걸음이다. 문제는 관련 개정안이 다음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와 본회의를 통과해도 법안 공포후 1개월 뒤에 시행되기때문에 올해 상반기안으로 에너지차관 신설은 불가능한 실정이다. 이로 인해 해당 부처인 산업부 내부에서는 조직개편이 늦어지면서 혼선을 빚고 있다.

25일 국회와 산업부에 따르면 에너지 차관 신설을 골자로 한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와 본회의 상정을 남겨두고 있다. 에너지 차관 신설은 문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청와대에서 주재한 2050 탄소중립 범부처 전략회의에서 직접 지시한 사안이다.

그러나 상임위 법안심사소위와 전체회의 심의 과정에서 야당은 이에 반대 입장을 고수하면서 6개월째 공회전 상태다. 야당은 원전을 아예 포기한 상황에서 차관 자리를 하나 더 만드는 것이 불필요한 인력 충원이자 ‘옥상옥’이며, 조직의 비효율화만 부추긴다는 이유를 들어 반대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2050 탄소중립 정책에 드라이브를 걸려면 조직 개편이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여당은 행안위 소위와 전체회의에서 잇달아 개정안 통과를 강행했으나 법사위에서는 한걸음 물러섰다.

산업부 내부에서는 예상보다 조직 출범이 수개월 이상 늦어지자 인사 등 문제로 인해 곤란해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역대 정부에서는 줄곧 산업부 2차관이 에너지를 담당했으나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2차관 자리를 없앴다. 이로인해 차관 한명이 산업·에너지·수출까지 챙겨야하는 상황이다.

산업부의 한 관계자는 “에너지차관신설여부를 놓고 6개월째 실랑이를 하다보니 지친다”면서 “기후변화를 대응하기 위한 조직인데 옥상옥으로 치부하는 것은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차관의 경우, 역대 차관과 달리 에너지까지 챙겨야하다보니 정부회의에 내부·민관회의까지 회의지옥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에너지차관 신설이 늦어지면서 조직 개편 범위는 당초 산업부가 구상한 것보다 상당 부분 축소될 전망이다. 산업부가 제출한 개편안 초안은 에너지 차관 밑에 ‘에너지전환실’과 ‘에너지산업실’ 등 2실을 두고 그 아래 에너지전환정책관·전력혁신정책관(신설)·재생에너지정책관·자원산업정책관·수소경제정책관(신설)·원전산업정책관 등 6관을 배치한다는 계획이었다. 인력은 100여명 증원 계획이었다.

그러나 후속 협의 과정에서 행정안전부가 실단위 조직 증설이 아닌 2국, 5과가량만 늘리는 내용의 개편안을 산업부에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력 증원 규모도 수십명 수준으로 줄이도록 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아직 조직 개편 내용이 확정된 것은 아니며, 행안부와 계속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