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별 사업자 선정 방식 검토…면피행정ㆍ행정력 낭비 우려

타 교육청 2~3배 규모 불구 단일권역 사업진행 ‘몰아주기’ 논란

교육청 전산직 출신 대표가 있는 지역업체 밀어주기 의혹도

[헤럴드경제=이진용 기자] 경기도 교육청이 4단계 스쿨넷사업을 추진하면서 일선 학교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각 학교에서 통신사업자를 개별 선정하도록 추진하고 있어 행정력 낭비·면피 행정을 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난을 받고 있다.

지난 3월 경기도 교육청은 도내 모든 학교에 스쿨넷서비스 안내자료를 배포하고 사업 추진 방식의견을 조사했다. 그 결과 2647개 학교중에서 사업자 자체 선정을 희망한 학교는 8개교에 그쳤으며 이를 제외한 2639개 학교는 교육청에서 통합해 통신사업자를 선정해달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는 일선 학교에는 통신과 통신보안전문가도 없어 사업을 준비하고 진행하는 것이 어려워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이는 평소 이재정교육감의 소신과도 맞아 떨어진다. 이 교육감은 “학교는 교육의 장이 돼야하고 행정은 최소화해 부담을 줄이고 편의를 극대화하는 것이 교육청과 산하기관의 역할”이라고 수시로 밝혀왔다. 그런데 경기도교육청이 4단계 스쿨넷사업을 하면서 조달청 평가구매시스템을 배제하고 학교별 사업자선정방식을 고수해 논란이 일고 있다.

또 경기도교육청 산하 학교와 각 기관들의 효율적 통신망 관제운영 시스템과 통신망 보안체계 구성을 제대로 요청 할 수도 없어 자체 추가 예산을 투입할 수도 있어 예산 낭비도 우려된다.

스쿨넷사업은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별로 5년마다 학교와 산하 직속기관의 통신회선 서비스사업자 선정 사업으로서, 한국정보화진흥원을 통해 회선서비스 제안과 회선속도/단가 확정의 과정을 거쳐 선정된 KT, LGU+, SK브로드밴드 3개 통신사업자 중 제안입찰 경쟁을 통해 사업자를 선정한다.

그러나 경기도교육청은 2011년 2단계사업과 2016년 3단계사업 준비 당시에 각 학교별 통신사업자 선정 방식에 따라 학교 현장이 통신사 지역협력업체들의 영업 전쟁터가 돼 문제가 되기도 했다.

당시 한 통신사는 지역업체들이 각급 학교 계약을 유치해 올 경우 한달치 사용료의 100%~200%에 해당하는 유치수수료와 매월 사용료의 5%를 관리수수료로 지급하겠다고 제안하기도 하고, 또 다른 통신사의 경우 지역업체 참여 간담회 등을 통해 학교유치를 독려하기도 하고, 노트북 등 판촉물을 지급거나 다른 서비스 제공을 제안하기도 하는 등 학교를 대상으로 영업이 과열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런 미끼는 대다수의 일괄 계약한 교육청과 비교해 보면 지역업체들의 수수료와 학교에 투입된 영업비용과 계약행정 관리부담 비용 등을 모두 공제하고 결국 최소한의 투자만 제공받아 되레 혜택을 받지 못했다.

이런 폐해를 방지하기위해 3단계사업은 통합해 경기도교육청에서 일괄 계약방식으로 진행됐다. 그러나 2016년 경기도교육청은 스쿨넷 사업 당시 전국에서 유일하게 통신사간 컨소시엄을 허용함으로써 불공정 등의 이슈가 발생해 소송과 민원으로 진흙탕 싸움이 돼 또 경기도교육청의 행정력을 낭비하는 결과를 초래 했었다.

경기도 지역 통신업체 관계자는 “경기도교육청이 스쿨넷 사업 때마다 논란이 일고 있는 것은 경기도교육청 전산직출신의 대표가 있는 N사의 영향일 것”이라고 말했다. N사는 3단계 스쿨넷을 수주한 업체의 경기지역 협력사이기도 하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경기도교육청만 공동수급을 하고 경기교육청 자체평가를 통해 이 업체의 컨소시엄이 수주했다.

경기도 교육청은 4단계 스쿨넷사업자 선정을 앞두고 전국 모든 교육청이 공정한 경쟁을 위해 공동수급을 불허하고 조달청 구매대행평가시스템의 조달구매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는데, 이번에도 학교별 통신사업자 선정과 계약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준상 경기교육청 교육정보담당관은 “학교마다 특성이 달라 학교에 업체선정 자율권을 보장하는 것이어서 문제가 될것이 없다”며 “경기도교육청과 교육지원청을 합한 스쿨넷사업은 다른 시도 교육청보다 규모가 커 한 통신사업자에게 스쿨넷 사업을 맡기면 서비스 저하와 접속이 몰릴 경우 인터넷이 다운될 가능성이 많아 사업자를 학교별로 선정하는 방식을 택하게 됐다”고 말했다.

서울시 교육청 처럼 권역별로 나눠 사업자를 선정하는 방식에 대해서는 “25개 구역으로 나눠 어떻게 사업을 진행할수 있겠냐”고 말했다. 북부·남부청사별로 나눠 하는 것에 대해서도 규모가 커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관련 업계에서는 공동수급 조달청구매입찰에 부담을 느낀 경기교육청 출신 대표가 있는 N사를 밀어주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보고 있다.

한편, 서울시교육청은 3단계 스쿨넷 추진 당시 공동수급을 불허하고 2개 권역으로 나누어 공정경쟁 입찰을 통한 권역별 각 통신사를 선정, 추진했다. 3단계사업에서 작은 말썽도 없이 사업을 추진한 서울시교육청에서는 이번 4단계사업도 2개 권역으로 나누어 추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2개 서비스사업자로 인해 혼선을 우려했으나, 실제 운영과정에서는 사업자간 선의의 경쟁이 지속돼 훨씬 많은 서비스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서울시교육청을 비롯 국가재난망, 우정기반망, 국가융합망 등이 권역을 나눠 사업자를 선정했거나 하고 있다.

경기도 스쿨넷사업을 준비하는 업계관계자는 “경기도교육청은 남부와 북부청으로 이미 2개청으로 나누어져 있으며 이런 것을 놓고 봐도 스쿨넷사업 추진을 할 때에는 2개 권역으로 나누어 공정 경쟁하는 것이 바람직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