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복수사 줄고 수사-기소 간 견제 가능 기대

수사역량 확인 못한 채 LH 등 대형사건 맞아

수사 과잉만큼 불기소 남용 인한 부작용도 커

警 “수사종결은 업무부담”...전문성 강화 필요

경찰에 수사 종결권이 부여된 지 석 달, 전문가들은 경찰이 전문성을 쌓을 수 있도록 시간과 경험이 좀 더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경찰의 수사권 독립으로 인한 업무 과중 문제는 국민들이 공정하고 인권 친화적인 수사를 받기 위한 과정으로 불가피한 일이라고 제언했다.

전문가들은 수사권 조정으로 경찰 수사 환경이 크게 달라지는 것은 없을 것이라며 초기의 과도기적 단계 상태의 수사권 조정이 안착될 수 있도록 격려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과거에도 사건의 97% 가까이 경찰이 수사했던 데다 검찰에서도 경찰에서 확보한 증거나 진술을 토대로 기소했기 때문에 수사종결권을 가졌다고 경찰이 마음대로 수사할 거라는 건 기우라는 설명이다.

국민들이 공정하고 인권 친화적인 수사를 받는 데에 오히려 경찰이 수사종결권을 갖는 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부 교수는 “경찰과 검찰에서 중복 조사를 받지 않아도 돼 국민 입장에서는 오히려 좋다”고 말했다.

황의갑 경기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도 “경찰 업무가 늘어나는 게 국민들에게 안심이 될 수 있다”며 “수사의 목적은 기소인데 수사와 기소를 한 기관에서 하면 효율적일 수 있으나 이제는 수사에 견제와 균형이 필요한 시대”라고 부연했다.

다만 인권친화적 수사에 앞서 수사 역량을 확보하려는 노력을 국민들에게 보여줘야 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승재현 형사정책연구원 위원은 “검경수사권 조정이 너무 빨리 되는 바람에 경찰이 갖고 있는 수사 역량을 미처 확인하지 못한 채로 LH와 같이 수사력이 필요한 상황을 맞았다”며 “수사 과잉만큼 불기소 남용으로 발생하는 정의의 공백도 크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정의 공백을 메우기 위한 경찰의 노력이 무엇인지 보이지 않는다”며 “경찰이 수사 역량을 채우고 인권 친화적 수사를 하기 위해 어떤 교육을 받는지, 수사 경과에 어떤 경찰이 배치되는지 실효적으로 나타나야 검경수사권 조정이 유지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일선 경찰관들은 검찰로 사건을 넘기는 단계에서 혼란은 예상보다 적은 편이라고 입을 모았다. 다만 수사종결권을 얻기 전에는 검찰이 마무리했던 부분에 대해서도 검찰에서 보다 세세하게 보완수사를 요구하는 경향이 있다고도 했다. 서울 시내 한 경찰서의 한 형사과장(경정)은 “이전에는 검찰 수사관을 통해 확인하고 기소하던 것들이 반송돼 오는 게 많아졌다”고 말했다.

서울의 한 경찰서 수사과에서 근무하는 A경위는 “수사권 조정 초반이라 그런지 맞춤법 정도로 보완수사를 요구한다거나 검찰이 수사할 수 있는 6대범죄에 해당하는 사기나 경제범죄도 검찰이 피의자를 조사하기보다 경찰에게 온다”고 설명했다.

주소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