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홍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TIPA) 원장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지난해 세계 경제는 1930년 대공황 이후 최악의 침체를 겪었다. 우리나라도 제조·서비스업 수출이 둔화되면서 위기을 맞기도 했다. 반면, 감염병 대응을 위한 기술혁신 노력이 빛을 발하기도 했다.
진단키트부터 시작된 K-방역물품의 등장은 세계적인 표준으로 자리잡았다. 방역제품 수출액은 2019년 5억6000만달러에서 지난해 38억달러로, 약 7배 증가했다. 특히, 진단키트는 전년 대비 수출액이 28억달러로 약 30배 증가하며 중소기업 수출 제품 상위 10대 품목에 최초 진입했다.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TIPA)은 K-방역에 관한 신기술을 연구하는 중소·벤처기업을 꾸준히 지원해 왔다. 감염 의심자 이송용 음압캐리어를 개발한 ㈜웃샘, 국내 유일 인공호흡기 제조업체인 ㈜맥아이씨에스, 코로나 진단장비를 개발한 ㈜씨젠 등의 기술도 연구개발 지원의 결과다. 작년 7월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코로나19 관련 체외진단기기 제조 및 수출기업’ 66사 중 52개가 TIPA의 R&D 지원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주기적으로 변이바이러스가 발생하는 상황 속에서 방역분야 기술을 확보하는 일은 기업경쟁력을 극대화할 절호의 기회다. 중소기업들이 R&D에 집중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마련하고, 사업화 연계지원등 생태계 조성은 그 기초작업이다.
TIPA는 올해부터 기획단계부터 기술개발, 인증・규제, 사업화까지 지원하는 ‘현장수요맞춤형 방역물품 기술개발 사업’을 연간 86억6000만원 규모로 편성했다.
우선 방역현장 수요에 맞춘 과제를 발굴해 품목 개발에 나선다. 이를 위해 의료진 등을 대상으로 온라인 수요조사를 실시, 18개 품목을 최종 발굴했다. 현장에서 24시간 보호복을 착용하고 있는 의료진의 더위를 해결하기 위한 ‘전동식 호흡 보호구 및 냉각보호복’, 의료진의 감염 최소화를 위한 ‘감염병 대응 UV 방역로봇’ 등이 대표품목이다. 42억원 규모의 품목지정 방식 외에 44억6000만원 규모의 25개 과제까지 지원할 계획이다.
둘째, 우수과제 선정을 위한 평가전문성도 강화된다. 방역체계, 방역환경 적합여부 등을 평가지표로 반영하고, 범부처전주기의료기기연구개발사업단 등 R&D기관과 협력을 통해 과제 중복성도 검증한다.
셋째, 국내·외 인증 및 규제 관련 컨설팅도 강화할 계획이다. 기술규제해결형 R&D 기획기관을 활용해 컨설팅을 지원하고, 사업비 내에서 컨설팅비용도 별도로 지원한다. 기술개발 결과물의 안전성을 기술개발 단계에서 점검할 수 있도록 안전성평가연구소 등 전문기관과 협업망도 짜줄 것이다.
넷째, 방역제품의 인·허가, 판로확보 등 사업화 지원도 빼놓지 않겠다. 기술개발 완료 후 신속한 사업화 지원을 위해 R&D 성공 및 수행 중인 과제를 대상으로 임상, 양산 단계의 사업화도 집중 지원할 방침이다.
또한 초기판로를 확보할 수 있도록 우수연구개발 혁신제품 제도를 통해 공공기관과 수의계약도 허용한다. 공공기관을 상대로 한 홍보와 매칭도 해줄 계획이다.
지난해는 방역 중기의 선제적인 기술개발로 위기를 기회로 만든 한 해였다. 올핸 중소기업들이 ‘K-방역 시즌2’를 선도할 수 있도록 정책지원을 강화하는 것, 우리의 존재이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