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C, 영업비밀 침해 본질 판단없어 안타까워”

전날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지적에 대응공세

김준 대표 미국 출장…대통령 거부권 촉구 총력

ESG 경영 요구에 맞춰 “뉴 SK베이션 만들 것”

김준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 사장. [SK이노베이션 제공]
김준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 사장. [SK이노베이션 제공]

SK이노베이션이 "미국에서 배터리 사업을 지속할 의미가 없거나 사업 경쟁력을 현격히 낮추는 수준의 경쟁사(LG에너지솔루션)의 요구는 수용 불가능하다"며 종전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김준 대표이사 사장은 26일 서울 종로구 SK빌딩에서 열린 제14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명영 이사가 대독한 주총 인사말을 통해 이 같이 밝혔다. 김 대표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전기차 배터리 수입금지 결정에 대한 대통령 거부권 행사를 촉구하기 위해 미국 출장 중이다.

이명영 이사는 인사말에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영업비밀이 무엇인지 분명하지는 않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문서관리 미흡을 이유로 사건의 본질인 영업비밀 침해 여부에 대한 사실관계는 판단하지 않은 채 경쟁사의 모호한 주장을 인용한 점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전날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이 주총에서 SK이노베이션을 가리켜 “ITC 결정을 받아들이지 않고, 그 원인을 글로벌 분쟁 경험 미숙으로 일어난 일로만 여기는 것으로 보여 안타깝다”고 지적한 것에 대한 반박으로 풀이된다.

양사는 지난 달 10일 ITC가 SK의 일부 리튬이온배터리 수입을 10년간 금지하는 명령을 내린 이후 조 바이든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놓고 치열한 물밑작전을 벌이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다음달 11일까지 ITC의 수입금지 조치를 거부할 지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앞서 김종훈 SK이노베이션 이사회 의장이 미국을 방문해 바이든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촉구에 나섰으며 김준 대표까지 미국 출장길에 올라 미 정부 관계자들을 만나는 등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이 이사는 이날 인사말을 통해 "SK 배터리는 지금까지 한번도 발화 사고가 나지 않는 등 안정성과 품질 측면에서 고객들로부터 차별적 경쟁력을 인정받아 왔다"고 강조했다.

이어 "어려운 상황 속에서 ITC 소송 문제로 주주 여러분들에게 심려를 끼쳐 드린 점에 대해 죄송하다"며 "앞으로도 남아 있는 법적 절차에서 주주와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한편, SK이노베이션은 이날 주총에서 친환경 중심으로 산업이 전환하는 흐름에 맞춰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 이사는 "친환경) 중심으로 회사의 아이덴터티와 포트폴리오, 자산구조를 전면적이고 근본적으로 혁신해 친환경 에너지와 소재 중심 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며 "이러한 변화를 바탕으로 주주 여러분 및 이해관계자로부터 신뢰와 인정을 받는 “뉴(New) SK이노베이션”을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김현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