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세정 기자] “ 내 이름·주소·전화번호를 악용하면 ㅠㅠ”
“1만~2만원짜리 중고품 하나 팔려고, 내 개인 정보를 다 넘겨줘야 합니까”
당근마켓, 중고나라 등 개인 간 거래(C2C) 플랫폼에서 문제가 생길 경우 중개업체가 이용자 이름·주소·전화번호를 공개하도록 하는 하는 방안이 추진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이럴 경우 앞으로 당근마켓 등 중고 플랫폼 이용자들은 이름·주소·전화번호를 다 내야 한다. 일각에서는 무엇보다 범죄에 노출되거나 원치않은 접근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같은 내용이 포함된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전자상거래법·전상법) 전부개정안을 4월 14일까지 입법 예고한다고 밝혔다.
그런데 개정안에 C2C 거래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때 중개업체가 이용자 실명·주소·전화번호를 공개하도록 강제하는 신설 규제가 담겨 우려가 나오고 있는 것.
개정안대로 시행되면, 앞으로 ‘당근마켓’ 같은 C2C 중개업체는 개인 간 거래에서 분쟁이 발생하면 문제를 제기한 쪽에 이름·주소·전화번호를 제공해야 한다. 이를 위해 이용자들은 당근마켓 같은 앱에 가입할 때 이름·주소·전화번호를 내야 한다. 현재 당근마켓은 전화번호로만 가입하는 앱이다. 대다수 C2C 중개 앱이 전화번호나 이름 정도로만 간편 가입할 수 있다.
당근마켓 이용자들도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직장인 P씨는 “이름·주소·전화번호를 알아내려고 악용하는 사람이 있으면 어떡하느냐”며 “범죄에 노출되거나 원치않은 접근으로 이어질 수 있어 불안하다”고 우려했다. P씨는 “1만~2만원짜리 중고품 하나 팔려고, 내 개인 정보를 다 넘겨줘야 합니까”라며 황당해 했다.
한국인터넷기업협회·코리아스타트업포럼도 공동 입장문을 내고 “실명·주소·전화번호를 거래 당사자에게 직접 제공하는 것은 심각한 개인정보 침해이며, 분쟁 갈등을 고조시키고 사회적 불안을 야기시킬 수 있는 법”이라며 개정안 전면 재검토를 요구했다.
이와 관련 공정위측은 “비대면 거래가 활발해지면서 포털·배달앱·C2C 등 온라인 플랫폼을 이용하는 업체·소비자가 늘어났는데, 플랫폼은 중개자라는 이유로 법적으로 면책받고 있어 소비자 피해 구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