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안 터지고 비싼 5G(세대) 통신 요금제 싫어서…알뜰폰 LTE로 갈아탑니다!”
그야말로 ‘알뜰폰’ 전성시대다. 벌써 9개월째 가입자 수가 증가하며 1000만 가입자를 목전에 두고 있다. 두 달 연속 가입자 수도 5만명대다. 가격 대비 체감하기 어려운 5G(세대) 통신 서비스 품질에 대한 불만이 여전한 가운데 온라인상에서 장기 무이자 할부 등으로 고가 스마트폰의 구매 부담이 낮아지며, 저렴한 알뜰폰 LTE(롱텀에볼루션) 요금제로 넘어간 사용자들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가 발표한 지난달 이동통신 번호이동 건수는 총 40만2601건이다. 전월 대비 2만5320건 줄었다.
반면 알뜰폰은 5만6246명에서 5만6673명으로 소폭 늘어나며 9개월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두 달 연속 5만명대라는 기록도 썼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전체 이동통신시장 번호이동에서 알뜰폰이 차지하는 비중도 36.6%에 달한다. 지난해 12월 처음 30%를 넘어선 31.2%를 기록한 뒤 줄곧 늘고 있다.
이유는 값비싼 5G 요금제에 대한 거부감 때문이다. 고가의 단말기 가격이 포함된 높은 요금제를 부담하면서도 체감하기 어려운 속도에 불만을 느낀 소비자들이 지난해부터 ‘자급제폰·LTE요금제’ 결합으로 갈아타면서 이 같은 상황이 빚어졌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최근 5G 가입자가 늘고 있긴 하지만 이조차도 스마트폰 제조사들과 이통 3사가 5G폰 위주로 라인업을 구성하며 ‘어쩔 수 없이 구입한 수요’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실제 1월 알뜰폰 LTE 가입자 수가 누적 643만1504명으로, 전월(623만5367명) 대비 19만6117명 늘어난 가운데, 알뜰폰 5G 가입자 수는 775명 늘어난 누적 6680명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KT엠모바일의 경우 가입자 80만명 중 LTE고객이 75%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확산도 탈이통사향폰 현상을 가속화시킨 원인으로 꼽힌다. 온라인 오픈마켓을 중심으로 스마트폰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최대 24개월 무이자 할부, 각종 프로모션 등이 쏟아지며 고가의 스마트폰 구입 부담이 낮아졌다는 것이다. 컨슈머인사이트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자급제폰 구입자의 43%, 알뜰폰 가입자의 62%가 온라인에서 휴대폰을 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국내 스마트폰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린 스마트폰도 삼성전자의 보급형 LTE폰인 ‘갤럭시A31’이었다. 지난해 하반기에 출시된 삼성전자의 5G 전략스마트폰인 ‘갤럭시노트20’ 시리즈는 2위와 3위에 머물렀다.